선교소식

김용진선교사 선교편지 23년 12월

Author
JungS.
Date
2024-01-0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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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내가 주의 신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찌라도 거기 계시며 음부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시 139: 7-8)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기도하면서 오랜만에 안부인사와 더불어 2023년 한 해를 정리하며 사역보고를 올립니다.

지난 7월 말라위 사역현장을 찾으신 사단 법인 아프리카 나눔 재단의 임종태 이사장님이 작성하신 단기선교보고를 2023년 중간보고로 갈음하였었습니다.

말라위 사역을 돕기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의 책임자로써 현장을 모처럼 방문하신 후 더욱 확실한 소명의식을 갖게 되셨다고 하며 아프리카사역을 보다 활성화하기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2024년도 기금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수고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최종 심사단계에서 저희 사역이 말라위국의 교도소와 연계하여 이루어지는 점을 들어 대한민국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무상원조금이 해당국의 국민에게 자유를 박탈하는 등 형벌을 부과하는 정부활동과 연계된 사업에 쓰이는 것은 무상원조의 범주를 벗어난다는 해석에 의거한 것이었습니다.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었던 것은 저 역시 수차례 KOICA 본부를 방문하여 후원 가능성 여부를 타진 특히 교도소와 관련이 되어 있기에 곤란하다는 말에 발길을 돌리곤 했었습니다.

세상의 기준과 판단과 하나님의 말씀이 제시하는 기준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감옥이고 거기에 죄수들이 가득찬 곳이지만 매일 어두운 새벽을 가르며 창조주 하나님의 높으신 이름을 춤을 추며 찬양하며 참회의 기도와 말씀 나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거룩한 공동체이기에 “감옥소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겠느냐”라는 세상적 통념에 휘둘리지 않고 말라위사역은 말씀의 기초 위에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맞는 첫 주일 예배시간에 설교를 막 마쳤을 때였습니다. 재소자 한 명이 앞으로 나오더니 귀국 감사 선물로 달리 드릴 것이 없다며 대신 하나님의 말씀을 드린다고 하며 요한복음 11장의 57절 전체를 영어로 암송하였습니다.

감격에 넘쳐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재소자가 기타를 메고 나오더니 자기도 드릴 선물이 있다고 하며 시편139편(총24절)을 말라위 언어 인치체와로 암송하고 난 후 자기가 작곡했다는 찬양한 곡을 불렀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물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고귀한 것임을 깨닫고 그로부터 얼마 후 방문하신 아프리카 나눔 재단의 이사장님 일행에게 시편1편을 재소자 전원이 한 목소리로 암송하며 그 분들을 환영하였습니다.

이 두 사람은 그 후 출소하기까지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였고 출소 후에도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3월 중순에 덥친 싸이클론 홍수로 국토의 3분의 2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거의 다 자란 옥수수의 추수를 앞두고 발생한 터라 그 여파는 아직도 심각합니다. 이제 겨우 올해 농사를 짓는 우기철에 접어들었기에 옥수수를 수확하게 되는 내년 봄까지 아직도 4개월이나 남아 일년 중 가장 힘든 춘궁기를 지나야합니다.

매일 아침 마다 저희들이 머무는 스텝하우스에 배고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몰려와 급한대로 마련한 옥수수가루 한 봉지씩을 받아가는 실정입니다.

부디 이번 농사철에는 지난 번에 닥친 싸이클론과 같은 천재지변없이 수확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학교급식프로그램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너 전쟁으로 곡물 값이 거의 세배로 뛰었고 게다가 외환 부족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수입할 수 없어 일 년 내내 주유소마다 차량들이 장사진을 치곤했는데 급기야 지난 11월 9일 말라위정부는 느닷없이 달러당 자국화폐를 거의 50퍼센트 평가 절하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는 바람에 모든 물가가 그만큼 하루 아침에 인상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고공 행진하던 곡물 값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피할 길을 예비하셨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도래한 상당한 액수의 후원금이 바로 이 때를 위함이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비록 모든 물가가 올랐지만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올 한 해 동안 무려 다섯 개의 초등학교에 급식장을 신축하였고 유엔난민촌에 있는 초등학교 네 곳에 추가로 급식을 시행할 수 있게 되어 현재 39개 초등학교와 190여개의 유아원에 취학 중인 65,0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땔감으로 쓰려고 마구잡이로 산에서 벌목을 하는 바람에 민둥산이 되고 홍수가 나면 산비탈을 따라 밀려 내려온 토사에 가옥과 인명피해가 나는 것이 늘 반복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위해 이삼년 전부터 시도한 것이 브리켓(briquette)제작 및 보급프로그램입니다.

옥수수를 떼어낸 후 들판에 널려져 있는 옥수수 줄기와 잎사귀, 갈대, 잡초, 낙엽 등을 수거하여 그것을 거의 톱밥 수준으로 분쇄한 후 브리켓기계에서 400도에 이르는 고열관 속으로 강한 압력으로 밀어 넣어 마치 가래떡 나오듯 땔감용 인조나무를 제작하는 것입니다.

특히 아름드리 나무를 태워서 단체 급식을 하게 되는 기관에 제공하고 또한 묘목을 구입하여 산과 들에 식목을 재난을 방지하고자 합니자. 실험적으로 시도해 본 결과 자신을 갖게되어 저와 동역하시는 고정찬선교사님께서 중국까지 친히 가셔서 구입하신 브리켓 제작기계들이 얼마 전 말라위에 도착해서 가동 중에 있습니다. 식목행사에 급식하는 학교의 어린학생들이 참여 하였습니다.



지난 10월 중순에 대한민국 교정본부의 신용해 본부장 초청으로 말라위의 교정 국장 일행이 방한하여 양국간의 교정 교화노력의 경험을 서로 나누며 특히 한국 정부가 말라위의 교도 행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의논하였습니다.

말라위의 위스콧(Wiscot) 국장은 별개의 소년 교도소와 여성 전용 교도소의 필요성을 알리며 도움을 호소하였습니다.

첫 부분에 언급한 바와 같이 팬데믹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말라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특히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젊은이들의 좌절감은 집단적 분노로 변해 심지어 떼 강도짓까지 이어지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피부색이 다른 이유로 쉽게 범행의 타겟이 될 수 있기에 이 곳에서 함께 교제하며 동역하는 선교사님들과 저희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복 된 성탄절과 연말 연시를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김용진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