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2011년 첫 선교 편지-김용진 선교사님

Author
Jung S.
Date
2011-02-05 19:14
Views
4793
 

말라위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금년도 우기철은 작년과는 달리 비가 적당한 간격으로 충분히 내려서 옥수수와 콩이 무럭 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1.JPG  2.JPG 3.JPG 옥수수는 이미 키가 자랄 만큼 다 자랐고 콩도 아직은 여물어야 하지만 깍지가 많이 달렸습니다. 이 상태로 계속 자라면 채 한 달이 안되어 수확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여러분의 기도로 인한 주님의 은총을 어제와 다르게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서 느끼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마칸디 초등학교 주변에 고사리 손으로 심은 콩은 그다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씨를 심고 얼마 안되어 방학을 한 것도 한 원인이고 또 누군가 어린이를 강제노역 시키는 것이 아닌가 라고 하는 말에 교장선생님이 주춤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콩 밭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곳에서 힘겹게 자라고 있는 콩을 지금이라도 살리고자 며칠 전부터는 재소자들이 대거 동원되어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밭에는 새로 둔덕을 만들어 콩을 다시 심을 계획입니다. 두어 달 후에 어린이 영양식 공장이 가동되면 일년 내내 콩이 필요하니까요.     

유류 값이 한 주일 전에 느닷없이 20%나 올랐습니다. 덩달아 모든 생필품과 공산품의 가격이 껑충 뛰었습니다. 있는 사람들이야 잠시 소비를 주춤하겠지만 99퍼센트의 소시민들은 이제 어디를 가고 싶어도 미니버스 운임이 부담이 되어 걸어가든지 아니면 아예 포기하든지 해야 할 것이고 신발 한 켤레 사는 것도 어렵게 되어 맨발로 걸어 다니고 그저 주식인 옥수수 풀 떡이나마 그나마 먹을 수 있게 된 것으로 만족해야 할 실정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물론 추수할 때까지 비가 계속 내려야 보장될 것이지만 말입니다.

물가가 올라 사람들이 고통 받는 것을 보면서 잠언 28장 8절에 “중한 변리로 자기 재산을 많아지게 하는 것은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자를 위하여 그 재산을 저축하는 것이니라”는 말씀이 어떻게 사무치게 와 닿는지요. ‘부디 그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옵소서’가 기도 제목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이 세상의 법칙이 되어 버린 죄로 물든 세상에서 가난한 자의 사정을 알아주는 의인이 더 많아 지기를 기도할 따름입니다.(29:7)

유류 값이 올랐지만 자주 전국의 주유소에 기름이 동이 나는 것은 달러가 부족하여 사 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말라위의 만성적인 달러부족현상은 이번에는 보건당국이 약을 구입할 예산이 없어 정부가 운영하는 각급 병원에 몇 달 전부터 약이 떨어져 환자들은 할 수 없이 유료 진료소를 찾을 수 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말라위 국민의 90퍼센트가 농부이고 지금은 춘궁기의 복판에 있는 터라 한 푼도 없는 시골 사람들로서는 아파도 어떻게 손을 쓸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연히 마칸디 진료소는 무상으로 치료해 주고 약도 공짜로 준다는 입 소문이 퍼져서 저희 진료소는 매일매일이 전쟁터입니다.

8시에 문을 열지만 5시부터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약봉지를 받아 나가는 것을 보는 것은 기쁨이지만 약값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드는 것이 문제입니다. 진료소 약국에서는 아껴서 예전 같으면 일주일분 주던 것을 하루 이틀 분으로 줄여서 주기도 하지만 워낙 많은사람이 모이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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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급적 이면 선교편지에 이런 류의 소식을 전하지 않으려고 합니다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좋지 않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더하면 더했지 나아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 달에 약값만 거의 1,200불 정도가 있어야 겨우 유지할 수 있는데 진료소에 책정된 예산이 절반도 따라주지 못해 다른 사역의 기금을 옮겨 써야 하는 실정입니다.

그래도 아파서 먼 곳에서 오는 환자들을 그냥 돌려 보내서는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8시가 되면 우리 사역센터의 담임목사이신  칸다니 목사님이 간단한 경건회를 인도함으로 매일 진료업무가 시작되는데 며칠 전 경건회를 마치면서 나오면서 “아무래도 목사님이 더 열심히 기도해야 진료소의 어려움이 해소될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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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칸디 초등학교는 새로 지은 건물의 벽색깔이 조금씩 바래지는것 만큼 책상이 있는 교실 안에 앉아서 수업을

받는것이 익숙해지는 모습입니다. 여전히 놀이터는 학년마다 교대로 사용을 하는데도 늘 복닥거립니다.

마칸디 놀이터는 미국 엘 에이 지역에 있는 한 한인교회에 소속된 ‘믹스투스’라는 이름의 남성중창단원들이

헌금한 것으로 마련되었는데 이번에 마침 다른 교회를 섬기고 계시는 한 여성도님이 동일한 목적헌금을

해 주셔서 우리 학교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Mwitele(미텔레) 초등학교에 놀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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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근 철공소에서 제작 중인데 보름 후에는 1,350명의 어린이들이 새카맣게 붙어 노는 놀이터가 마련될 것입니다. (마칸디 초등학교의 재학생 수는 550명) 옆의 사진은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과 놀이터 예정부지입니다. 

한국에서 12월 말에 떠난 컨테이너가 지금 이 시각 인도양을 어딘가를 항해 중입니다.

2월 말엽에 마칸디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안에는 비누와 어린이 영양식을 제조하는 기계들이 들어 있고 굿피플인터내셔널에서 제공한 신발 4,000족과 타이어, 텐트, 뻥튀기 기계, 그 밖에 서울교회와 분당샘물교회에서 모아서 보낸 의류 등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특기할 사실은 이제 얼마 후에 우리 홈페이지가 가동됩니다. www.cropsoflove.com

기대해 주시기를 바라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역이 알려지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큐티 교재인 ‘생명의 삶’ 미주판에 3월호부터 시골 초등학교 급식프로그램인 ‘사랑의 음식’ (Meals of Love) 프로그램에 동참을 호소하는 광고가 게재될 것입니다.

 발행부수가 75,000부나 되는 이 매체를 통해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그 마음에 역사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시다.

한 아동이 한 달 내내 학교에서 비타민과 철분 등의 필수 영양소가 포함된 영양식을 먹는데 드는 비용은 2,000원 (미화로 2달러)에 불과합니다.

한국이나 미국의 생활수준에서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열명이건 심지어 스무 명까지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교회나 주변에 널리 알리셔서 기금이 부족해서 중단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복음 찬송의 가사가 생각납니다. 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사랑의 음식’이란 이름의 맛있는 영양식을 먹을 때마다 이 가난한 나라의 시골 어린이들이 자기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제로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재소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자신들이 구슬땀을 흘려 재배한 곡물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보고 ‘주는 자’가 된 것을 기뻐할 것이고 주님께서는 그들의 자녀들에게도 하늘의 복을 내리실 것입니다.

진료소에서 당장 필요한 약품의 리스트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래서 다음 선교편지에 오늘 다 못 드린 선교현장 소식을 드리기로 약속 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주안에서 평강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2011년 2월 3일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