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김용진 선교사 10월 선교 보고

Author
Jung S.
Date
2010-11-05 21:51
Views
4134

주님의 은혜를 입은 형제 자매님들께,



멀리 말라위에서 사랑의 안부를 묻습니다. 저는 9월 9일부터 10월 19일까지 40일 동안의 긴 한국방문을 마치고 무사히 마칸디 사역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한국 체류의 끝 무렵이 되자 좀 무리가 되었었는지 기침감기로 한 열흘 동안 고생을 하다가 비행기 타기 서너 시간 전에 이비인후과에서 주사도 한 대 맞고 처방해준 약을 지니고 탑승했습니다. 가자마자 해야 할 일이 꽤 많은데 꼬박 24시간을 비행기에서 시달리고 나면 기침이 더 악화될까 걱정이 다소 되었지만 처방약 속에 졸리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하던 의사의 말대로 타자마자 곧장 잠이 들었고 약에 취해 몽롱한 가운데 세 번씩 비행기를 갈아탄 것이 신기할 정도로 공중에서 잘 자고 말라위 땅을 밟으니 그리 몸이 가뿐할 수가 없었습니다. 쿨룩쿨룩 기침하며 떠날 준비를 하는 저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기도해 주신 분들의 덕분으로 알고 감사를 드립니다.


이곳 사역현장은 순조롭게 모든 것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진료소도 연일 많은 환자를 돌보고 있고 최근 건축된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새 건물과 처음 앉아 보는 책걸상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교사도 여섯 명이나 더 충원되고 학생 숫자도 550명이 넘습니다. 한국으로 떠날 때에는 무릎 정도까지 밖에 안 되었던 옥수수가 이제는 거의 2미터가 넘게 자라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재소자 인구가 많이 늘어서 이전보다 교도소가 좀 좁아 보일 정도가 되었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말씀으로 무장되어 출소 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공항에서 들어 오는 길에 개울 위에 놓은 나무 다리를 건너는데 개울 한쪽 편이 완전히 새카매서 저게 뭔가 싶어 보니 거의 300명의 재소자들이 일과를 마치고 그리 넓지도 않은 개울에서 빽빽하게 엉켜서 몸을 씻고 있다가 ‘아버지’ 같은 제가 오랜만에 돌아 오니 반갑다고 모두들 냅다 손을 흔들고 있는 광경이었습니다. 다시 돌아가 사진이나 하나 찍어 놓을까 싶을 정도의 진풍경이었으나 실례라 싶어 포기했지만 아무튼 희한한 곳에서 내가 사역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그 모습을 떠 올리면 웃음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새벽기도는 5시에 시작합니다. 도착한 이认Ϗ 예배시간에 ““여讼Ϗ들이 하루도 거르지诔Ϗ고 모두가 새벽마다렸던 기도 때문에 주님께서 이번 여행을 충실하게 채워 주셨다””고 전하면서 특별히 10월 10일 저녁 분당 샘물교회에서 있었던 말라위 선교후원기도회에서 ““지금 바로 이 시각 지구 반대쪽 마칸디 교도소에서도 300명의 하나님의 아들들이 우리와 함께 기도하고 있다””고 할 때 한국의 형제 자매들도 성령님의 감동하심 속에 기뻐하며 간절히 기도하였다는 것과 목표액보다 두 배나 되는 풍성한 헌금이 바쳐졌다고 말하자 모두들 자기에서 튕겨나듯이 일어나 기뻐 손뼉을 치며 마구 두드리는 드럼 소리에 맞춰 춤을 추며 찬양을 했습니다. 그것은 최빈국에서도 가장 밑바닥인 마칸디에서 월 스트리트에서도 찾을 수 없을 천국이 임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의 백미가 되었던 후원기도회에 대해 좀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중학생 여자 아이 하나가 행사가 막 시작하려는데 저를 만나기를 원했습니다. 울음이 금방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얼굴로 꽤나 어려워하며 떨리는 음성으로 그날 오전 예배 시간에 설교와 동영상에 은혜를 받았다고 하며 제 손에 봉투를 쥐어 주며 빨리 가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선교헌금을 가져 온 것으로 알고 헌금 접수처에 앉아 계신 분에게 가서 드리라고 했더니 그 안에 편지가 있는데 부끄러우니 다른 사람에게는 보여 주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양복 안 주머니에 넣고 아이와 작별했습니다. 은혜로운 특송을 들으며 선교약정헌금을 작성하는 시간에 궁금해서 견딜 수 없어 여학생의 편지를 꺼내 읽었습니다. 너무나 비좁은 곳에서 신음하며 살고 있는 재소자들이 비교적 여유 있어 보이는 마칸디 교도소로 더 많이 올 수 있도록 마칸디 교도소 수용공간을 확장하는데 써 달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그 봉투 속에는 어린 학생에게는 너무도 큰 금액을 담겨 있었습니다. 고인 눈물을 손수건으로 꾹 누른 다음 연단에 올라가 그러지 말아 달라는 학생의 의사가 있긴 했지만 그 편지를 공개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모인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뭉클한 은혜의 순간이 되었겠습니까? 재소자들이 땀 흘려 거둔 곡식을 가공한 것에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섞어 어린이의 발육에 필요한 영양식을 만들어 일차적으로 인근 열 네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약 14,000명의 어린이들에게 급식하여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하려는 ‘사랑의 음식’ 프로젝트를 내년도 봄부터 시작하기 위한 기금 모금과 이를 위한 기도의 힘을 모으는 목적으로 후원기도회가 모였던 것입니다. 공장 가동을 위한 초기 자금으로 7,500만원 정도가 필요했는데 행사 이전에 주께서 이루신 기이한 방식으로 이미 상당 부분이 채워졌기에 당일의 기도제목은 2,500만원을 채워달라는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예레미야 사건의 끝을 보면서 주께 나아갈 때 십일조와 헌물을 바치는 일이나, 시간을 내서 주의 일에 힘쓰는 모든 것이 앞날의 약속을 바라보고 밭을 사는 것이고 주를


그 여학생의 모습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습니다. 또 여러 명의 성도님들이 정말로 큰 액수의 헌금을 하셨던 것에 대해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말라위로 돌아와 줄곧 생각하게 되는 것은 ‘누가 교도소를, 그것도 멀리 아프리카의 이름도 알려져 있지도 않는 나라의 재소자에게 관심을 두겠는가?’라는 일종의 패배주의 속에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라위의 교도소에 살고 있는데…….’ 하는 교만한 자세가 늘 제 안에 드리워져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나만 홀로 남았거늘””했던 엘리야의 무지에서 나온 탄식 말입니다. 성령님께서 예레미야가 밭을 샀던 기사를 생각나게 하시기에 그것이 적힌 예레미야서 32장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예루살렘을 제외한 모든 땅이 이미 바벨론 군사들의 수중에 들어가 버렸던 때에 자기 사촌의 부탁을 듣고 많은 돈을 주어 어쩌면 디뎌 보지도 못할 땅을 구입한 것은 누가 봐도 미련하기 짝이 없는 낭비였지만 미래에 대한 약속의 말씀을 믿고 결단을 내렸던 그의 행동 말입니다. 그 여학생이나 여러 성도들께서도 17 세겔의 거금을 주고 밭을 샀습니다. 그런데, 말씀에 순종하여 밭을 사고 매매증서에 서명을 한 다음 예레미야는 순종의 행위에 대해 내심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긴 것 같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반대로 그는 ‘슬프도소이다’, 영어 번역에는 ‘Ah’하는 탄식으로 시작되는 기도에 ‘하나님 당신의 말대로 하긴 했으나 과연 내가 잘 한 것인지 상식적으로 보거나 누가 보더라도 너무도 어리석은 일을 그만 저질러 놓은 것이 아닌가요?’하는 두려움과 의심이 섞인 토로를 드린 것을 성경은 밝히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현장에서 하루하루 진행되는 것을 보고 있자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의 어리석은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늘 저를 괴롭힙니다. 아마 그 여학생도 어쩌면 ‘내가 겁도 없이 그 큰 돈을 써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의 구름에 괴로움을 당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예레미야 사건의 끝을 보면서 주께 나아갈 때 십일조와 헌물을 바치는 일이나, 시간을 내서 주의 일에 힘쓰는 모든 것이 앞날의 약속을 바라보고 밭을 사는 것이고 주를 기쁘시게 하는 믿음의 행동인 것을 더 선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로 약한 믿음과 교만으로 축 늘어져 있던 제가 회개하였을 때 얼마나 힘을 얻게 되었는지 제대로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선교보고서가 너무 길게 이어지는 것 같아 이만 줄이려고 합니다. 이번 방한기간 중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의 기도회 모임에 가서 선교보고와 아울러 말씀을 전했고 부산 광안교회와 분당 샘물교회, 우리들교회에서도 선교보고를 드렸습니다. 떠나기 며칠 전에는 ROTC 기독장교연합회 예배에서도 사역보고를 하였고 거기서 신실한 선후배와 동기들을 만나 바알에 무릎을 꿇지 않은 자들이 너무도 많음을 확인하며 함께 기뻐했습니다. 그런 모든 만남과 교제 위에 은혜의 주님께서는 마치 보너스를 주시듯 포항 한동대학교에서 김영길 총장님과 그 동안 피차 만나 보기를 원했던 김순권 ‘옥수수’ 박사님을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사진 속에서 손에 손잡고 웃는 모습이 제가 봐도 ‘귀엽습니다.’ 금번 G20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는 말라위의 빙구 무타리카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옥수수 박사님과 ‘교도소 박사’가 추진하려고 하는 일들에 주께서 추진력을 증가시키실 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마칸디 교도소 새벽기도 중보기도 제목에는 이미 이것이 추가되어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에서 빙구 대통령을 초빙하려는 일을 거들고 있고 이 대통령에게 말라위에 종합대학교를 하나 세워 줄 것과 대규모 관개시설을 설치해 줄 것을 요청하려는 것도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쪽에서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에 집중적인 기도를 부탁 드립니다. 이로 인해 기독교 정신으로 무장된 지성인 지도자들이 양성되어 말라위가 아프리카의 복음화가 이루어지며 풍요로운 선진 사회 건설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바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에 힘을 얻어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다시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아프리카의 자기 백성을 부르시려는 당신의 일에 우리를 참여하게 하시기 위해 우리를 먼저 부르셨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얻은 구원의 선물은 이들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 분명하니 야만이나 어리석은 자에게 다 내가 빚진 자라는 바울의 말이 저와 여러분의 고백이 됩니다. 주께만 영광을 돌리며,


2010년 10월 27일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

 

10월 선교보고에 관한 사진은 선교 앨범에 올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