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_9월
8번째 쓰는 목회 서신
사랑하는 팔로마한인교회 교우 여러분께,
9월도 하순으로 접어들고 한민족의 명절인 추석(10월 1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추석은 전통적으로 흩어져 있던 자녀들이 부모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추석 연휴 때마다 귀향, 귀경 전쟁을 벌입니다. 그런데 금년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불효자는 웁니다’는 노래 가사를 패러디해서 ‘불효자는 옵니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금년 추석에는 고향을 방문하지 말자는 현수막이 붙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9월 한 달 잘 지내셨나요? 푸른 하늘과 아침저녁 선선함으로 대표되는 9월을 금년에는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멀리 오리건 주와 북가주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인해 남가주까지 밀려온 연기가 낮에도 하늘을 덮었고 대기는 목을 매캐하게 할 정도로 탁했습니다. 낮의 온도가 80도 이하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오렌지카운티에서 지진까지 일어났습니다. 반년 이상 계속된 COVID-19사태가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San Diego State University에서는 개학으로 다시 모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7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다 보니 샌디에고에 다시 이전과 같은 봉쇄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염려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백신 개발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아직은 출시 일자가 불투명합니다. 그야말로 2020년은 우리 생애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주일에는 지난 6개월 이상 만나지 못했던 교우들이 교회당에서 드리는 예배에 참석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Overflow ministry(EM과 대학부)에 속한 지체들이 토요일 오전에 교육관에서 모였습니다. 비록 전보다는 적은 인원이었지만 대면 예배를 드리고 녹화를 해서 주일에 교회 web site에 띄웠습니다. 참석자들은 함께 찬양을 드리고 기도를 하고 말씀을 들으니 영상으로 예배를 드릴 때와는 다른 감동을 느꼈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지체들을 직접 만나 교제를 나누니 너무 기뻤다고 합니다. 조중석 목사님은 혼자서 설교를 하고 녹화하다가 지체들 앞에서 설교하니 더욱 힘이 났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주일에 실시간 대면예배를 드리면서 온라인 중계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유초등부와 중고등부도 대면 예배를 드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젊은 층이 technology에 익숙하다 보니 YouTube나 Zoom를 통하여 예배 뿐 아니라, 기도회, 성경공부를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8월 31일 아내와 함께 아들 가정이 있는 시카고를 일주일 동안 방문했습니다. 원래는 손주들이 샌디에고를 방문하려 했는데 캘리포니아에서 시카고로 돌아가면 2주 격리를 해야 했기에 대면 수업하는 사립학교에 개학 초부터 결석할 수 없어서 대신 저희 부부가 방문했습니다. 키도 크고 지혜도 자란 손자 손녀를 보니 대견스러웠습니다. 주일 설교 준비에 대한 부담을 오랜만에 덜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개인적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롬 8:22) 사도 바울은 피조물이 하나님의 구속의 날, 그리스도의 재림의 날을 기다리고 있고 그때까지는 함께 탄식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생태계의 파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일 공장이나 자동차가 품어내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되고, 이로 인한 온난화현상, 이상 기후로 인해 남극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무더위, 홍수, 폭설, 허리케인 등의 강도가 더 높아집니다. 물 부족으로 인한 사막화 현상이 심각해집니다. 암발생률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고, 나아가 생태계의 파괴로 악성바이러스가 제2, 제3의 Pandemic wave를 일으킬 것인데, 백신 개발이 악성 바이러스 발생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환란의 때입니다. 계시록에 보면 일곱 인의 재앙, 일곱 나팔 재앙, 일곱 대접 재앙이 등장하는데 점진적이면서 갈수록 치명적이 됩니다. 현재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도 계시록에 언급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계 7:3-4에 의하면 성도는 하나님의 인을 칠 때까지 해함을 받지 않고 하나님의 보호를 받습니다. COVID-19 사태는 위기임과 동시에 하나의 기회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하였습니다(고전 15:57). 연이어 일어나는 재앙 속에서도 성도들은 오히려 잘 싸우며 이기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성도는 언제나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으며, 장차 거룩한 의의 옷을 입은 거룩한 신부로 단장될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도들의 인내가 여기 있나니 그들은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자니라”(계 14:12). 어떤 상황에 있든지 두려워하는 자가 아니라 인내하며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지구촌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인 고통, 인종 간의 갈등, 고립과 질병, 함께 모여 예배드리지 못하는 영적인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기도로 뭉쳐야 합니다. 세상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더 좋은 방법, 더 좋은 프로그램,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지만 하나님은 지금 이 시간도 기도하는 신실한 사람들을 찾으십니다. 현실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또한 미래가 불확실해도 우리가 기도하고 있다면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 우리의 영적 회복을 위해, 새학기를 시작하는 자녀들을 위해, COVID-19으로 인해 아파하는 성도들과 이 땅을 위해 함께, 코로나 사태의 진정을 위해, 복음의 확산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교우들을 기도의 자리로 초청합니다. 에스겔의 환상에서 하나님의 은혜의 물이 성전에서 흘러나와 물이 들어가는 곳마다 모든 것이 번성했듯이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은혜의 물줄기가 우리의 가정, 교회, 삶의 현장으로 흘러넘치도록 합시다. 그래서 10월에는 전교인이 합심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갑자기 닥친 어려움 때문에 개인과 가정생활을 추스르기에도 급급한 여건 속에서도 교회를 생각하며 기도하고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해 주신 모든 교우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의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 역사를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며 우리를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교우들을 향한 신실하신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롬 8:26-27)
9/22/2020
서명성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