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김용진 선교사 선교보고

일반
Author
정순
Date
2010-04-17 22:40
Views
3375
말라위를 품고 기도하시는 성도님들께,                 2010. 4. 9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인사과 함께 기도의 제목을 드립니다. 사랑의 기도와 귀한 물질로 섬겨 주심에 이곳 말라위의 각종 사역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음을 감사함으로 전합니다. 특히 지난 3월 초부터 중순까지의 한국 방문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해 주시고 필요한 물질까지 공급하여 주신 주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주의 영광을 가로채거나 가로 막는 자가 되지 않기 위해, 또 그 분이 마음 놓고 부릴 수 있는 순결한 종이 되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며, 외형적으로는 두꺼워도, 실제로는 너무도 연약한 제 어깨에 지워져 있는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간절한 기도를 다시 한번 부탁 드립니다.

이제 말라위 사역의 전반적인 윤곽이 어느 정도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첫째로 교도소 선교사역에 있어서는 현재와 같이 매일 새벽 하루의 첫 시간을 주님께 영광을 돌리며 바치는 새벽제단을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할 것입니다. 새벽기도 장소로 들어가는 문 어귀에서 교도관이 인원점검을 하는 관계로 단 한 명도 빠짐 없이 새벽제단에 오게 됩니다. 주일 예배는 물론이고 사방 속에서 재소자 자체적으로 드리는 주일 저녁예배와 수요저녁 예배도 계속되도록 할 것입니다. 담임 목사님과 제가 일대일로 신앙 상담을 하는 일도 정기적이지는 않지만 늘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장이나 각종 작업장에서 돌아 온 후 하루 한 끼 제공되는 식사를 마친 이들에게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각각의 필요에 따른 교육이 제공됩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아버지 학교’를 진행하고 있는 분들과 좋은 대화를 가졌습니다, 학과 교육과 성경공부 못지 않게 아버지를 세워 가정과 사회를 살리는 아버지 학교를 여기서도 추진하는 것이 대단히 유익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금은 그것을 여기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놓고 저부터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둘째로 이번에 횃불선교회에서 제공해 주신 기금으로 약 60만평 가량되는 마캉가 농장교도소의 일차 관개 예정지에 대규모의 관개시설을 갖추어 많은 양의 곡물을 수확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투입기금은 교정국이 곡물로 변제할 수 있게 하여 원금은 손실 없이 남아 있게 되어 제 2, 제 3의 관개시설을 말라위나 인근 국가에서 시작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셋째, 지금까지 준비만 하고 있었던 양계사업이 금년도 중반이나 후반에 시작될 것입니다. 말라위 행형법규에 의하면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씩 단백질 섭취를 위해 육류를 제공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시행된 적이 없었습니다. 시장에서 닭고기 등을 사서 11,000명에게 먹이는 것은 현재의 교정예산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양계장의 규모는 육계를 약 8,000마리, 산란계를 약 5,000마리 정도 키울 수 있는 크기라고 합니다. 저희 양계장에서 자라는 닭으로 전국의 교도소에 닭고기를 공급하고 교정국은 곡물로 닭고기 값을 갚게 됩니다. 달걀은 일반에 매각하여 운영비용에 보탤 것입니다.

넷째, 교정국에서 닭고기 값으로 변제한 곡물과 저희 사랑의 곡식 농장에서 수확한 곡물 가운데 일부는 고아원이나 병원 등에 구호식량으로 제공되지만 나머지 일부는 마칸디 교도소에 설립되는 사료공장과 어린이 영양식 제조공장의 주원료가 됩니다. 사료 가운데 상당부분은 이곳 양계장에서 소요되고 나머지는 인근의 고아원 등에서 이 삼백 마리의 닭을 키워 원생들에게 먹이고 달걀은 팔아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중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사료를 공급할 것입니다. 어린이 영양식 제조는 옥수수가루와 콩(땅콩) 가루를 섞고 거기에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넣은 어린이 건강식인데 스코틀랜드의 한 구호기관이 말라위 전역에 걸쳐 거의 50% 정도의 초등학교에 급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Mary’s Meal이라는 프로그램과 손잡고 실시할 계획입니다. 우선 금년도 중반기에 완공할 계획으로 있는 마칸디 초등학교를 위시해서 인근의 네 곳의 초등학교의 약 2,500여명의 어린이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Mary’s Meal 기관을 통해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Likuni Phala라는 이름이 붙은 가루식품인데 (Likuni는 수도 릴롱게 근처에 있는 마을 이름이고 팔라는 죽이란 뜻인데 아마 콩가루와 옥수수 가루를 섞은 이 음식이 처음 만들어 공급된 곳의 지명을 딴 이름이 아닌가 합니다) 이것으로 죽을 만들어서 학교 급식 프로그램으로 실시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받아 먹었던 옥수수 빵과 비슷한 개념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먹었지만 그 빵도 무슨 이름이 있었을 것이고 그 급식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외국 원조 기관도 따로 있었겠지요.

다섯 째, 이윤상기념진료소는 연일 많은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새벽 5시만 되면 어김 없이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 와서 길게 줄을 지어 앉아 8시에 문을 열기만을 기다립니다. 8시 10분 전에 담임 목사님의 주도로 대기하고 있는 삼 사십 명의 환자들과 다섯 명의 의료직원들이 목사님의 5분 설교와 간절한 통성기도로 업무를 시작하여 4시 30분에 마지막 환자를 받는 하루의 진료일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분당 아름다운 교회에 설립된 이윤상 아프리카 선교회의 헌금으로 다섯 명의 의료직원의 월급이 충당되지만 약값이 너무 많이 들어 걱정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등록증이 나오면 일부 약은 말라위 보건국을 통해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하고 아직 제 3 세계에 의약품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기관과 접촉을 하기에는 제 역량이 딸려서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시골에 있는 환자들은 지금까지 아파도 참는 수 밖에 없었고 도저히 못 참을 지경이 되면 들것에 매여서 인근 정부 병원에 갈 따름이었습니다. 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사립진료소가 있어도 돈이 없어 갈 엄두를 못 내는 형편입니다. 마칸디 저희 진료소를 중심으로 반경 10 킬로에는 이러한 사설 진료소 마저 없는 실정이라 저희 진료소에 늘 사람이 북적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저희는 아픈 사람에게 무상으로 진료를 해 주지만 진료비를 저희 장부에 일일이 기입한 후 한 달에 한번씩 마을 별로 통계를 내어 마을의 추장에게 진료비 총액을 알려 줍니다. 그리고 시간 당 노임으로 총액을 나눈 노동시간을 통보해 주고 그 시간만큼 마을의 발전이나 주민의 유익을 위한 지역사회봉사활동에 지역주민이 동원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 A라는 마을이 3월 한 달 동안 제공받은 의료서비스의 총액이 한화로 500만원이었다고 한다면 시간당 노임을 만원으로 쳐서 500시간의 지역사회봉사활동을 그 마을이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시되면 그 마을에서 오는 환자는 저희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하여 어떻게 해서라도 공짜만을 바라며 자조자립의 의지가 약한 이들에게 자극을 주려고 합니다. 보고서가 너무 길어지지요?

여섯 째, 초등학교 건립과 운영에 관한 것입니다. 원래 백인이 주인으로 있던 담배, 커피를 생산하던 기업형농장(plantation)이 문을 닫고 그 창고로 쓰이던 건물들이 을씨년스럽게 수십 년 동안 방치되어 있던 것을 교정국이 접수하여 여기에 2006년부터 사랑의 곡식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프로젝트 교도소가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방치된 건물의 코너코너에 사오십 명씩 어린이들이 공부하고 있었던 마칸디 초등학교가 교도소가 들어서면서 폐쇄되고 어린이들이 인근의 초등학교로 분산 배치될 지경이었습니다. 교도소 선교도 중요하지만 어린이들이 느닷없이 사오 킬로는 족히 되는 학교들로 맨발로 등, 하교하여야 할 것을 생각하니 이 어린이들에게 너무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아 학교 측과 마을 추장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학교 건립할 수 있는 기금을 만들어 보겠노라고 하며 임시로 농기계정비소와 주차장으로 쓰이던 지붕만 있고 벽은 없는 공간에서 수업을 받도록 했습니다. 그것이 그만 3년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금번에 한국의 두 가정이 말라위의 초등학교 건립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기탁한 헌금 약 9,000만원으로 1학년에서부터 8학년까지의 초등학교 건물이 바야흐로 건립되게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교실 건물 네 동과 도서실/컴퓨터실이 붙은 행정건물 한 동, 리쿠니팔라를 먹을 수 있는 조리장과 식당, 물론 화장실, 세면장 등이 포함된 초등학교 하나가 마칸디 마을에 세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마을 측에서는 벽돌과 모래, 인력을 제공하기로 했고 현금이 드는 목재와 시멘트, 지붕, 천장, 문짝, 창문, 전기시설 등과 건설전문인력의 노임은 한국에서 온 헌금으로 충당하게 될 것입니다.

일곱 째, 마지막으로 지난 해 9월에 개척된 말라위 서울교회입니다. 저를 2007년 봄에 말라위로파송한 서울교회(예장 통합, 이종윤 목사 시무)의 이름이 붙은 지역사회 주민으로 구성된 교회입니다. 지역사회 선교와 섬김의 중심이 될 곳이고 이 교회를 중심으로 상기한 모든 일들이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저의 기도제목입니다. 여기서 복음의 능력에 굳게 선 성도들이 진료소, 사료공장, 어린이 영양식 제조공장, 양계장, 학교 시설관리, 등의 일련의 사역에 종사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100여명의 성도가 주일 아침 공식 예배뿐 아니라 정말로 시도 때도 없이 모여서 찬양과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숨이 찰 지경이지요? 이제 정리를 하고 사진들을 몇 장 부착하려고 합니다.

곡물을 생산하고 그 곡물로 사료를 만들고 사료로 닭을 키워 교도소 측에 전달하고 교도소는 사료 원자재를 공급하는 식으로 큰 서클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큰 서클에 접목하여 학교와 진료소가 운영되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지역사회 교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구태여 사진 설명을 붙인다면, 아프면 돈이 없더라도 진료소에 올 수 있지만 몸이 건강하면 학교 건축에 필요한 모래를 채취하는 등의 노동봉사에 임하게 됩니다.  



저희 마칸디 사랑의 곡식 프로젝트의 꽃은 주일 아침 예배입니다. 온 몸으로 춤을 추며 열광 속에 드리는 찬양과 간절한 기도는 여기에 예수님이 계시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 줍니다.



4월 4일 부활절 새벽예배에 저는 우리가 영광스런 몸으로 부활할 것을 고전 15장의 말씀을 기초로 선포하였고 바로 이어서 모처럼 영국식 조찬을 비스킷과 홍차로 교제를 나눴습니다.  





학교부지에 동원된 200여명의 재소자들에게 이것은 죄값으로 받는 형벌이 아니라 오바마와 같은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학교를 짓는 일에 당신들이 주며 섬기는 봉사를 하는 것이라고 확인 시켜 주었고 그 넓은 땅을 거의 반나절 만에 정지 작업을 했습니다.





괭이로 일차 잡초 등을 제거한 땅에 트렉터에 땅을 고르는 작업기를 달아 교실건물이 들어설 곳의 마무리 정지작업을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에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말라위에서 김용진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