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말라위 선교 보고

Author
Jung S.
Date
2011-08-18 22:29
Views
5384

“그러므로 너희는 죄로 너희 죽을 몸에 왕 노릇하지 못하게 하여 몸의 사욕을 순종치 말고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병기로 죄에게 드리지 말고 오직 너희 자신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산 자같이 하나님께 드리며 너희 지체를 의의 병기로 하나님께 드리라. 죄가 너희를 주관치 못하리니 이는 너희가 법 아래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 있음이니라. ( 6: 12-14)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주안에서 사랑하는 후원자 여러분께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선교보고라 할지라도 뭔가 알맹이가 담긴 보고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해서 추진하고 있던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보니 한번씩 이렇게 늦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좋게 봐주면 여러분과 함께 성취의 기쁨을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자랑의 어리석음이 숨어 있음도 보게 됩니다. 더딤도 분명 하나님의 경륜에 의한 것인데도 말입니다.

영양식과 비누를 제조하는 공장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보다 더 큰 용량의 변압기가 가설되어야 하기에 작년 8월 변압기 대금을 지불한 이후 이제나저제나 그것이 도착할 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말라위의 한국전력과 같은 에스콤(ESCOM) 고위간부와 이틀 전 회의를 가진 결과 공장을 가동하려면 아직 최소한 두 달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결론만 얻고 나왔습니다. 공장이 가동되어 영양식이 봉지에 담겨 나오고 사각비누가 박스에 담겨 양산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던 소원을 아직은 이룰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말라위의 경제 상황이 너무 안 좋고 달러가 부족해 생산업자들이 말라위 화폐를 은행에서 달러로 바꾸지 못해 기계에 들어갈 자재를 수입하지 못하니 심지어 간단한 변압기 제작 마저 중단되는 실정입니다. 외환부족현상은 주유소에 디젤과 휘발유가 없어 애를 먹고 있고 어쩌다가 기름탱크를 실은 트럭이 주유소에 오면 금방 차량이 수백 미터 장사진을 치고 펌프 앞에서는 아귀다툼이 벌어집니다.

빙구 무타리카 대통령이 짐바브웨의 독재자 무가베의 본을 따라 부정과 아집으로 나라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 같다는 영국대사의 발언에 발끈해 그를 강제 추방함으로 시작된 서구 세계와의 파국은 나라 예산의 절반을 외국원조에 의존해 온 나라의 국민들로서는 대통령의 ‘X고집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이 더 힘든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지난 7 20일에 있었던 반정부 시위에서 19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경찰의 실탄 응사로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어제 (8 17) 계획된 제 2 차 시위는 UN 중재 팀의 숨가쁜 노력 끝에 막판에 가까스로 연기되어 그나마 한숨을 돌렸습니다. 워낙 7월 시위가 걷잡을 수 없는 약탈과 폭동으로 번졌기에 시내에 살고 있는 선교사나 NGO 봉사자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였고 제가 있는 마칸디에도 시내에서 온 피난민이 있었습니다. 물론 마지막 순간에 집회가 연기되었지만 말입니다.

디젤유를 구할 수 없어서 저희 사역도 많은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물건을 수송하기 위해 휘발유로 가는 작은 승용차를 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 여러 차례 출입을 해야 하니 모든 일이 더디어집니다. 그런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몇 가지 사항을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루의 첫 시간을 주님께 드리는 새벽기도회는 날이 갈수록 뜨겁습니다. 특히 이번 반정부 시위집회를 일주일 앞두고 시작한 나라를 위한 특별기도회 기간 동안에는 물론이고 그 기간이 지났는데도 통성기도가 너무 길어져서 예배 인도자들이 열기를 식히기 위해애를 먹고있습니다. 엊그제 아침에는 편지의 서두에 적어 놓은 로마서 6장으로 간단히 설교를 마친 재소자가 자기 자리로 돌아와 앉자마자 두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을 언뜻 보게 되었는데 그 때 왠지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설교를 마친 후 자리에 와 앉아 드리는 기도만큼 간절한 기도가 없는 것을 저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비록 사역이 더디게 진행되고, 섬기는 이 나라의 형편이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힘이 빠지고 있던 제게 그 형제의 모습을 클로즈업 시켜 주심으로 얼마나 큰 위로를 주셨는지 모릅니다. 300명에 이르는 재소자 모두가 하나님께 춤을 추며 찬양하고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간절히 기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심만으로도 기뻐하고 또 기뻐해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 8 28일 주일에는 성경암송대회가 열립니다. 시편 103편과 139편이 지정성경본문입니다. 하나는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사랑의 하나님, 다른 하나는 전지전능하신 초월자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는 시입니다. 여러 명의 재소자들이 응모를 했고 지난 주일에는 예행연습 겸으로 한다며 한 재소자가 103편을 거의 완벽하게 영어로 암송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여기에 계셨다면 저와 같이, 그 친구 영어 정말 잘하네!’하며 감탄하셨을 겁니다. 1.png

 

7월 들어 진료소를 찾는 환자의 수가 급격히 줄어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말라위는 지구 남반부에 있기에 한국이나 미국과는 반대로 6월에서 8월까지가 한 겨울이라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한 만큼 모기숫자도 적어서 외래환자의 대종을 이루는 말라리아 환자들이 줄은 탓도 있었지만 추수를 한 3월 이후 몇 달이 지나면서 옥수수 2 Kg를 진료소에기증하는 것이 부담이 되어 못 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png

 

 그래서 8월부터는 이듬해 2월까지 7개월 동안은 무료로 진료를 하고 3월부터 7월까지만 옥수수 2킬로를 진료에 대한 대가로 받아 어린이 영양식 제조에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환자의 숫자가 늘어나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거의 100여명, 평일에는 50-60명 가량이 진료를 받고 갑니다.

 

1.png

 

 

2.png

동네 주민들 특히 주부들을 위한 부뚜막 설치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마칸디 지역에서는 외부 출입이 통제된 재소자를 시킬 수 없기에 일반인 인부를 통해 부뚜막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출소를 얼마 앞 둔 재소자들에게 굴뚝 만들고 부뚜막 설치하는 법을 가르쳐서 출소 한 후 자기 마을에서 이 집 저 집 부뚜막 설치해 줌으로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빈궁한 자에게 구제하는”( 4:28) 삶을 살도록 하고 또 소정의 인건비를 지급하여 출소 후 생업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게 만들 계획입니다. 위의 두 사진은 연기로 자욱했던 시골 부엌에 부뚜막을 설치하고 우습게 보이지만 그래도 연기를 죄다 밖으로 뽑아 내주는 굴뚝이 세워진 부엌의 나중 모습입니다.  

1.png

 

동네 청년들이 이렇다 할 일자리가 없으니 노상 길거리를 배회하고 술집에서 터져 나오는 음악에 흔들거리는 모습이 늘 제 눈에 거슬렸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초등학교로 쓰이던 곳의 지붕과 벽을 다 헐어낸 후 콘크리트 바닥을 활용하여 농구장을 만들어 청년들의 건전한 레크리에이션 장소로 변환했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빨간 글씨의 간판이 달린 건물이 마칸디 나이트클럽입니다)

 

미국의 NBA 농구선수들을 보면 대부분이 흑인이고 도시건 시골이건 농구장에는 흑인아이들이 판을 칠 정도로 농구는 흑인들이 잘하는 것 같습니다. 마칸디 농구장은 아직 금도 제대로 그어져 있지도 않을 정도로 얼마 전에 만들었는데 다들 얼마나 이것을 즐기고 또 잘하는지 혀를 두를 정도입니다. 내년 여름쯤에는 미국 흑인 청년 가운데 농구코치 할만한 친구가 단기선교팀의 일원으로 와서 이들에게 농구하는 법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야 이렇게 인상까지 쓰면서 농구틀 세우는 일이나 할 뿐 둔한 몸으로 함께 뛰면서 가르칠 능력은 없으니까요.

1.png

 

방학으로 잠시 중단되었던 어린이 급식 프로그램은 9 5일이 되어 개학을 하면 재개될 것입니다. 변압기 사정으로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실정이라 우리가 제조한 리쿠니팔라를 먹일 수는 없지만 다른 공장에 의뢰하여 제조한 것으로 세 곳의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2,0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맛있는 영양식이 주어질 것입니다.

3.png

 내년부터는 이들 초등학교들이 소속되어 있는 골리아티 학군 내에 있는 11개의 초등학교를 포함하여 총 14개 학교의 14,000여명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와서 영양식을 먹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은 몰라도 이사랑의 음식’ Meals of Love 프로그램의 선전자가 되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한 어린이를 한 달 동안 급식하는데 드는 비용은 미화로 2, 한국 돈으로 2,000원입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에게 급식을 함으로 학교에 빠지지 않고 등교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작년에 새로 건물을 지은 마칸디 초등학생들에게 이번에 새 학년이 시작할 때에 새 교복을 제공하려고 한창 제작 중에 있습니다. 교육은 신성한 것이고 그래서 학교에 올 때는 진지한 마음자세 로 와야 할 것입니다.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말라위로서는 좋은 인적 자원이 더더욱 필요한데 학교들을 방문해 보면 이게 교육현장인지 뭔지 전혀 질서나 규율이 없는 것을 보게 됩니다.

4.png

아무 옷이나 걸치고 학교에 오기에 공부하러 온 것인지 놀러 온 것인지 자신들도 잘 모르는 것 같고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앉거나 심지어 눕고 뒤집고 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깁니다. 그래서 돈은 많이 들지만 유니폼을 만들어 나눠 주고 학교에 올 때에만 입도록 하여 오랫동안 아껴 입을 수 있게 하고, 개도 아닌 사람이 아무렇게나 땅바닥에 주저 앉는 것은 옳지 않은 것을 가르치는 것도 가정교육이나 생활교육의 기초가 없는 말라위에서는 중요한 일입니다. 우선 학교에 오는 마음자세가 달라져야 교육에 능률이 오를 것이 아니겠습니까? 일단 샘플을 하나 만들어 남녀 어린이에게 입혀 보았습니다. 다음 번 선교보고서에는 600여명의 마칸디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교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내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사역이 하나님의 말씀에 의거한 것인가를 늘 점검하며 인본주의적인 사회봉사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히 기도해 주시기 부탁 드립니다. 시편 146편 말씀에 “여호와는 천지와 바다와 그 중의 만물을 지으시며 영원히 진실함을 지키시며 압박 당하는 자를 위하여 공의로 판단하시며 주린 자에게 식물을 주시는 자시로다. 여호와께서 갇힌 자를 해방하시며 여호와께서 소경의 눈을 여시며 여호와께서 비굴한(those who are bowed down) 자를 일으키시며 여호와께서 의인을 사랑하시며 여호와께서 객을 보호하시며 고아와 과부를 붙드시고 악인의 길은 굽게 하시는도다. 시온아 여호와 네 하나님은 영원히 대대에 통치하시리로다. 할렐루야” 이방 신들은 그 땅의 왕이나 높은 사람의 편이지만 여호와 우리 아버지 창조주 하나님은 낮은 자, 즉 주린 자에게 갇힌 자에게 고아와 과부에게 관심을 기울이시는 분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아프리카 사람들을 악습과 무지로부터 해방하게 하고 단지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천대를 받아 혼이 다 죽은 것과 같이 보이는 비굴한 자를 일으키는 일을 함으로 여호와 하나님의 뜻을 이뤄야 할 것입니다. 기도와 후원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2011 8 18일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

 

이메일 주소: cropsoflove@gmail.com

말라위 전화(휴대폰): 265-888-988-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