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김용진 선교사 4월 선교 보고서

Author
Jung S.
Date
2011-04-20 00:31
Views
5870
 

“예수는 우리의 범죄함을 위하여 내어 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심을 위하여 살아나셨느니라” (롬 4:25)

사순절의 마지막 주간을 앞두고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들께 문안의 인사와 아울러 간단히 사역 보고를 드립니다. 말라위는 이제 우기철이 지나 간 것 같습니다. 연일 쨍쨍 내리쬐는 햇볕으로 땅들이 점점 굳어지고 가뭄에도 잘 견디는 억센 식물들만 남게 될 것입니다. 이제 11월 말엽까지 비 구경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이 드니 물 쓰는 것에 벌써 부담이 느껴집니다.

 

3월 11일 일본에 지진과 쓰나미 사태가 난지 이틀 후 주일 오후에 말라위 마칸디도 천재지변을 당했습니다.

순식간 불어 닥친 강풍과 소낙비로 뿌리 지름이 거의 5미터나 되는 거대한 나무가 뿌리 채 뽑히며 넘어지면서

예배당과 공장건물을 덮쳤습니다.

마침 주일 오후라 아무도 없었을 때여서 천만다행이었지만 막상 재해를 입은 현장에 뛰어가 엉망이 된 모습을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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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일본의 피해가 커서 당시에는 이런 것 가지고 사고 났다고 어디다 말도 꺼낼 수 없었지만 4월 말엽까지 공장설비를 마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리쿠니팔라(어린이 영양식)와 비누 제조공장을 가동하려고 했던 처음 계획이 최소한 한 달씩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마칸디 초등학교에 이어 약 15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신축 중인 두 번째 식당건물 ‘은태홀’을 서둘러 완성하고

인부들을 대거 동원하여 재소자 50명과 인부 30명이 달라 붙어 현재까지 총력을 기울여 공장건물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공정의 80%가 마쳐진 상태이고 다음 주간에 지붕을 덮으면 5월 초에는 기계설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낡은 건물이라 기계가 쿵쿵거리면 벽이 흔들리지나 않을까 다소 찜찜했는데 이번 사고로 튼튼한 벽을 새로 쌓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기도 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비누 공장과 어린이 영양식 공장이 한 지붕 밑에

칸막이만 사이에 두고 나눠져 있게 되어 위생검사에 지적되지 않을까 하던 우려도 이젠 이 두 공장이 완전히 분리된 건물에서 가동되게 되어 한편으로는 잘 된을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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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에부산을떠난컨테이너가거의 100여일 만에 영양식 제조에 필요한 곡물배합기 두 대와 비누제조기계 한 조, 그리고 뻥튀기 기계 하나와 “스코노 코리아가 말라위에 전하는 사랑의 운동화” 4,000족을 싣고 긴 여정 끝에 마칸디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특히 저희와 협약관계에 있는 굿피플인터내셔널을 통해 전달된 운동화의 절반은 교정본부로 실어 보내고 나머지 2,000족을 마을 주민과 마칸디 교도소, 말라위 서울교회 교우들과 나누었습니다. 추수를 방금 마친 터라 일년 중 마음이 가장 넉넉한 때이기에 운동화를 받는 대신 사랑의 음식 리쿠니팔라 제조에 필요한 옥수수를 희사할 것을 종용한 마을 대표의 말을 흔쾌히 받아 들여 반 나절 안에 50킬로짜리 45포대를 모을 수가 있었습니다.  사랑의 운동화가 사랑의 음식으로, 받는 손이 주는 손으로 바뀐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분당샘물교회와 서울교회 등에서 정성껏 손질해서 보낸 헌 옷도 마을 주민들에게 전달하였고 마칸디 교도소 재소자들 역시 스코노 운동화를 출소할 때까지 잘 간직하고 있다가 부인이나 자녀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한 켤레씩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윤상기념진료소는 여전히 밀려 오는 환자로 진땀을 흘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금년 초 정부병원에 약이 없어 환자를 빈손으로 돌려 보낼 무렵, 저희 진료소에서는 무상으로 치료와 약을 준다는 입 소문을 타고 몰려 들었던 사람들이 당시에는 말라리아, 지금은 폐렴 증세를 호소하며 아예 단골로 저희 진료소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 하루에만 250여명의 환자가 밀려 들어 몇 명 안 되는 직원들이 애를 먹었습니다.                                               3월 중순부터 진료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옥수수 2킬로씩 영양식 급식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양으로 바칠 것을 원칙으로 했는데 한 사람도 이에 대해 불평함 없이 현재까지 진행되어 벌써 1톤이 넘는 상당량의 옥수수가 모아졌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잠시 언급한 대로 사랑의 음식 프로그램이 진행될 대상 초등학교에 식당건물이 하나씩 지어지고 있습니다. 2월에 완공된 하미홀(Hami Hall)에 이어 3월 중순에 은태홀(Euntae Hall)까지 완공되었습니다.

 

한가지특기할사실은한국법무부교정본부에서 8명의 사절단이 한 주간 일정으로 말라위를 방문하여 몇몇 교도소를 방문하고 말라위 교정본부의 인사들과 함께 극심한 환경에 처해 있는 말라위 교도소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대책회의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일은 2006년도에 말라위 내무부 장관이 방한하고 이어서 2007년에는 말라위 교정본부장이 한국의 교정본부를 방문한 때에 양국 교정본부 사이의 의미 있는 교류를 나눌 것을 결의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첫걸음을 디딘 일입니다.   800명 정원에 2,020명이 수용되어 있는 마울라 교도소를 방문한 한국 교정간부들의 침통한 표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 열악하다고 듣기는 했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 하나 같은 소감이었습니다. 저로서는 주님께서 이 방문을 통해 앞으로 어떤 길로 말라위 교정사역을 인도하실지 몹시 궁금하기만 합니다.

 

 

 

120.JPG 121.JPG            마칸디 교도소 예배당과 공장 건물 마무리 공사가 한창입니다. 느닷없는 광풍으로 인한 피해복구를 하느라 공장 설비 예산에 적지 않은 초과 지출이 생긴 셈입니다.

이제 지붕씌우기 공사가 남아 있는데 지붕자재를 전부 새 것으로 구입할 형편이 못되어 예배당만은 새 것으로 입히고 공장부분은 우그러진 것을 하나씩 잘 펴서 다시 못 박을 계획입니다. 그러나 공장 내부 만큼은 청결하게 유지하되 특히 어린이 영양식이 제조되는 곳은 어디에 내 놓아도 흠 잡을 데 없는 위생적이고 깨끗한 시설로 만들 작정입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많은 분들이 이미 어린이 급식 프로그램을 위해 헌금을 보내시면서 열심히 기도해 주고 계십니다. 그러나 아직 턱없이 많은 어린이들이 한달에 2불 (2,000원) 후원자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에 나갈 때마다 꼭 저를 챙겨주시는 어느 한 장로님께서는 당신이 스스로 주변의 친지에게 이를 알려 벌써 20명 가까운 후원자를 확보하셨습니다. 이 편지를 받으시는 분들이 다들 그렇게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면 현장에 있는 저는 걱정하지 않고 영양식을 만들고 초등학교에 급식센터를 짓고 하겠습니다.

           이웃나라 모잠비크에서, 또 잠비아에서 사랑의 곡식 프로그램의 도입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면서 저보러 언제 자기 나라에 올 수 있냐고 안타까운 메일을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이 일을 함께 나눌 동역자를 보내 주십사 하는 것이 가장 큰 기도제목이고 여러분들께 호소하는 기도요청입니다. 그럼 다음 달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2011년 4월 17일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