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김용진 선교사 선교 보고

Author
Jung S.
Date
2013-05-20 18:04
Views
4782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벧전 4)

 

멀리 말라위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늘 기도해 주심에 주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건강하게 사역에 임하고 있고 복음전파 및 구제사역도 꾸준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은 후 구정이 지나기까지 사역보고를 드리지 못한 터에 긴급 기도요청을 드려야 할 상황이 되어 간단하게 몇 자를 적어 올립니다.  

 

말라위의 우기철은 11월 말엽부터 3월 중순경까지 이어집니다. 올해는 우기철이 예년과 다른 판도를 보여 전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겪은 우기철의 모습은 햇볕이 쨍쨍하다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으면서 급한 바람에 이어 국지성 호우 소나기가 30분 가량 퍼붓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에 진흙탕 길도 금방 마르곤 했는데 이번에는 마치 한국의 장마와 같이 시도 때도 없이 장대비가 내리고 해는 짙은 구름에 가려져 있어 만물이 흠뻑 젖은채 거의 한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의 발병 사례가 아직은 없어 다행으로 여기고 있지만 땅에 구멍을 파서 쓰고 있는 시골집 변소에 하나 둘씩 물이 차 넘쳐 흐르니 그것도 시간문제가 아닌가 싶어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젖은 가옥들이 마를 여유가 없이 또 비에 시달리다 보니 얼마 전부터 한 집 건너 하나씩 겪는 비 피해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진흙을 이겨서 만든 벽이라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그만 하나씩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붕이 무너져 사람들이 특히 어린아이들이 크게 다치고 한 지붕 아래서 기르는 닭이나 돼지 등이 압사를 하는 등 비 피해 소식을 매일 새로 듣고 있습니다. 옥수수 역시 물을 잔뜩 먹고 키는 거의 3미터에 이를 정도로 커졌지만 양분이 그 모든 잎사귀와 줄기로 가서 그런지 정작 옥수수 자체는 알이 차지 못하고 훌쭉하기만 한 것도 마을 사람들에게 큰 걱정거리가 됩니다. a1.jpg

 

<?xml:namespace prefix = v ns = "urn:schemas-microsoft-com:vml"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에 다시 약이 떨어졌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아니나다를까 한 두 주 만에 여지없이 저희 진료소는 북새통이 되었습니다. 거의 연례행사같이 되어 이제는 예사가 되었지만 계절이 우기철 한복판이라 그런지 이번에는 조금 더 심한 듯 싶습니다. 옆의 사진은 진료소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2층에서 찍은 것입니다. 아침에 진료소에 들려 환자가 저렇게 많이 모여있는 것을 보면 믿음 약한 저로서는 약값 생각에 덜컥 겁이 나지만 한편으로는 밤새 신음하다가 동이 트면서부터 몰려온 이들이 이제 복용한 약으로 아픔에서 다소간 안식을 얻게 될 것이니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비난리와 병원의 약품 부족현상으로 인해 걱정 속에 있는 제게 위로를 주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천사들을 보내셨습니다. 밀알복지재단이 수도 릴롱게 근처에 신축한 밀알센터 개소식을 위해 말라위를 찾으신 홍정길 목사님과 손봉호 박사님 내외분이 그곳으로부터 다섯 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저희 사역장을 찾아 오셨습니다. 홍 목사님과는 거의 사십년전 남서울교회가 첫 예배를 드리던 때부터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고 손박사님과 사모님께서는 제 부모님과 서울 영동교회를 함께 개척하시던 1970년대부터 유난히 가깝게 지내오셨던 터라 박성실 사모님께서 이번에 말라위에서 저를 만나 손을 잡으시면서 (5년전 소천하신 저의 어머니) “차권사님 대신 온다는 마음으로 왔어요하실 때 눈물이 핑 돌면서 은혜의 주님의 위로에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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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칸디 교도소에서 먼저 재소자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손박사님께서 이들에게 권면의 말씀을 주셨고 이어 다들 재소자들의 생활공간과 새벽기도실과 영양식 제조공장과 비누 공장, 진료소 등을 둘러 보신 후에 사역자 숙소에 오셔서 준비해 오신 선물과 사역후원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 한 곳에 들러 영양식 조리를 하고 있던 학부모 봉사자들과 만나 죽 한 스푼 맛보시기도 했습니다.   a6.jpg

동행한 한국의 기독교방송(CBS)과 인터뷰를 하실 때에도 홍 목사님과 손 박사님은 줄곧 말라위 사람들이 가난하다고해서 그냥 물자를 주는 것보다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들의 의식개혁을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하셨는데, 어린이들로 하여금 죽 한그릇 때문에라도 학교에 와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하게 자랄 뿐 아니라 기독교 세계관을 품고 평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신앙교육을 시키는 저희 프로그램의 취지에 전적으로 동감하신다며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다시 일행과 함께 수도 릴롱게를 향해 떠나시는 세 분과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눌 때 어찌나 섭섭하던지요. 작금의 상황에 처한 제게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 싶어 하나님께서 천사를 보내셨던 것으로 저는 이해합니다. 피위로자인 제게는 더 없는 기쁨의 방문이었지만 (하나님의 법칙인양) 위로자 자신들에게는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하필이면 이분들이 한국으로 떠나시는 날 말라위 공무원노조가 봉급 인상을 요구하며 총폐업을 시작한 바람에 공항이 폐쇄되어 이웃 나라 잠비아의 루사카 공항까지 멀고도 먼 울퉁불퉁한 길을 달려 거기서 케냐를 거쳐 한국으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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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박사님 일행이 떠나신 후 이제 네 번째 단기의료선교차 오시는 캐나다 토론토 소재 본 한인교회의 전광순, 이수정 집사님이 도착하셔서 오는 3 2일까지 일곱 개의 마을을 방문하여 수많은 시골 사람들에게 의술을 베풀고 계십니다. 매일 거의 3-4백명의 환자들의 고충을 일일이 듣고 약을 주면서 그 옛날 병자들을 민망히 여기시어 피곤을 무릅쓰고 고쳐 주셨던 주님의 길을 따라 헌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급식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각각의 초등학교의 급식센터에 임시 진료소를 차려 환자를 보고 있고 전체 일정 가운데 이틀은 블랜타이어 지역에서 선교활동하시는 박수경 선교사님께 파견하여 박 선교사님이 섬기시는 두 군데 마을의 예배당에 마찬가지로 임시진료소를 세워 무의촌 마을 주민 치료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2011년도 말에 말라위에 와서 13개월 동안 동료 노미화양과 함께 굿피플인터내셔널의 일대일 아동결연 봉사단원으로 지역 아동들을 성실하게 섬겼던 김다례양이 얼마 전 귀국했고 이제 한 달 안에 두 명의 봉사단원이 새로 파견되어 521명의 결연 어린이들을 돌보게 됩니다. 저의 동역자 박명효 장로님은 정확, 신실, 또 꾸준하신 분입니다. 급식 프로그램에 쓰이는 영양식의 제조와 배달의 모든 책임을 맡아 한 치의 오차 없이 다섯 곳의 초등학교와 57개의 유아원에 있는 어린이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영양식을 즐길 수 있도록 수고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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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까지 현재 계획으로는 네 곳의 초등학교에 새로 급식센터가 건립될 것이고 약 30개 정도의 유아원이 추가될 것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11,000명의 급식 인원이 연말이 되면 20,000명 정도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에 필요한 양의 곡물을 추수철이 마치는 4월까지 구매해야 하는 것이 저의 큰 과제이고 기도제목입니다. 물론 일년 내내 옥수수와 콩을 구입할 수는 있지만 연말 무렵이 되면 추수철 가격보다 심지어 세 배까지 뛰기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먹이기 위해서는 한 가마라도 이번 봄에 구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디 비 피해가 더 이상 생기지 않고 곡물이 잘 영글어져 풍작을 이루도록, 저희에게는 일년치의 곡물을 구입할 후원금이 도래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말라위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주께서 채워주실 것입니다.

 

2013 224일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