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2015년 제3차 사역보고서-말라위 김용진 선교사

Author
JungS.
Date
2016-01-08 23:16
Views
316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란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 (약 1:27)

 

아프리카 말라위 사역에 기도와 물질로 동참하고 계시는 성도님들께 감사의 뜻을 담아 안부 인사를 드립니다.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서 금년 한해도 갖가지 어려움을 구비구비 마주칠 때마다 피할 길을 마련하신 주님의 손길을 보았고, 답지한
후원금의 뒷 사연을 알게 되었을 때 코끝이 찡했던 감격의 순간들과 함께 이어진 한 해였습니다. 주의
은혜로 맡겨진
사역을 감당할 있었음에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매일 새벽 4 반이 되면 당직 교도관이 와서 예배위원
재소자에게 열쇠꾸러미를 건넵니다. 네 개의 방문을 하나씩 열면 각 방에서 나온 80여명의 재소자들이 질서있게 새벽기도실로 입장합니다. 남자 수백명이
모인 곳이다 보니 다소 소란스럽기는 해도 이곳 저곳에 무릎을 꿇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흰옷 입은 재소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제게는 더없는
기쁨이며 위로가 됩니다. 300명이 넘는 남성합창대의 우렁찬 찬양소리를 상상해 보시겠습니까? 춤을 추며 찬양을 하다가 통성기도로 어느덧 연결되어 자신과 가족을 위한 기도를 넘어 유럽의 재복음화와 박해
속에서 신앙을 지키고 있는 성도들을 위해 외치는 ‘향이 가득한 금대접’의
기도가 지구촌의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바닥에서 한해 내내 하루도 빠짐 없이 올려졌습니다. 지난 부활주일에 60명, 지난 12월 9일 주일에 55명의 재소자들이 교육을 이수하고 자신의 신앙을 동료
재소자들 앞에서 고백하고 물세례를 받았으며, 분기별로 거행했던 성경암송대회의 금년도 마지막 대회에서는
에베소서 2장을 암송한 18명의 재소자들이 각각 출소일에
받아 갈 상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마칸디 교도소의 재소자들은 “도적질하는
자는 다시 도적질하지 말고, 빈궁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기 위하여 제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모두들 농장과 공장에서 지난 일년 내내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들의 수고로 파종에서 추수까지 이모작의 옥수수 농사와 채소재배가 이루어졌고 특히 치콘디(사랑의) 팔라(죽) 제조공장이 일년 내내 원활히 가동되었습니다. 도합 7,200,000 그릇 분량의 영양죽 재료를 만들어 20개의 초등학교와 104개의 유아원에 배달하여 허기진채 등교한 36,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일년 내내 매일 기뻐 웃으며 배를 채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하루 걸러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전기사정이
열악했지만 그래도 마침 전기가 들어왔을 때에는 손놀림을 급히 하며 뛰어다니면서 공장을 돌려 2주에 한번씩
나가는 배달 스케줄에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강풍에 전봇대 여러 개가 넘어지는 사건이 생겨 꼬박
한 주간 내내 전기가 끊겨 공장가동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며칠 간 급식이 중단될 수 밖에 없었던
때가 있었는데 다시 회복되자마자 급한대로 몇 포대라도 승용차에 실어 어느 학교에 배달했을 때 저를 반기던 교장선생님이 “왜 치콘디 팔라 없냐?”며 아이들이 며칠 울었다고 할 때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난
1 중순에 있었던 홍수의 피해로 작황이 예년의 3분의 2 수준 밖에 못미치게 여파 속에 말라위는 현재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양식이
거의 바닥이 났지만 내년
4월이나 되어야 추수를
하게 되니 그때까지 식량난 속에 허덕이게 것이라 안타깝습니다. 이런 때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한끼라도 먹을 있다는 것이 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릅니다. 곡물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심지어 품귀현상도 나타나자 10월 중순에 특별긴급헌금요청을 드려서 모아진 28,000여불의 기금으로 추수가 시작되는 내년도 4월까지 급식을 계속할 있도록 옥수수와 콩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것도 정말로 감사할 일입니다.2.jpg

금년 7월부터 물지게 보급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무인 항공기와 자동차가 다니는 세상에 민속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물지게가 첨단기술품으로
소개되는 나라이고 대륙입니다. 아무리 목과 등이 아파도 늘 해오던 대로 물동이를 머리에 이던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뀌어지지 않아 물지게의 보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몇몇 마을을 시범마을로 정해서
서로 경쟁을 붙이기도 하고 물지게를 많이 사용하는 마을에는 상을 내걸기도 하여 수천년 내려온 습관을 바꾸도록 독려했습니다. 연기의 노출로 인한 호흡기질환과 안질환을 줄이기 위해 수년 전 굴뚝이 달린 아궁이를 150개 이상의 가옥에 설치해 주었지만 돌멩이 세 개를 놓고 취사를 하는 ‘편리함’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정착되지 못하였기에 물지게 역시 습관의 벽을 넘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몇몇 마을에서 물지게 사용이 차츰 정착되어 얼마 전부터는 옆의 사진과
같이 아낙내들이 지게를 지고 가는 새로운 모습의 말라위 시골 풍속도가 생겼습니다.  

 

오는 2016년 새해를 말라위 사역이
자립의 길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제구호사업 영역에서는 이를 이른바
출구전략(exit plan)수립이라고 합니다. 인적 물적
지원이 한국이나 미국 등 외국으로부터 영구히 조달될 수 없고 또 그래서는 안될 것이기에 현지인 사역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역을 계승 유지할 수
있을 수 있는 재정 및 운영 자립 능력이 갖추어져야 할 것입니다. 내년에 한국의 밀알복지재단과 연계하여
말라위 중부에 위치한 카숭구 교도소 영내에 치콘디 팔라 제 2 공장 설립이 그런 이유에서 추진하려고
합니다. 카숭구 공장에서 제조되는 영양식의 상당 부분을 세계식량기구와 같은 대형 학교급식 프로젝트 시행기관에
납품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으로 자체적인 아동 급식 사역이 운영하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2-3년 안에
말라위 교정당국이 카숭구와 마칸디 공장을 직접 운영하도록 하여 교정국의 수입창출 통로가 되고 말라위인들에 의해 사랑의 곡식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터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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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께서 허락하시면 새해에는 보호관찰제도가 도입되어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초범인
경우, 즉 거의 절반이나 되는 상당수의 범법자들에게 지역사회 안에서 가족과의 유대를 유지하면서 지역사회봉사나
피해자보상명령 등을 이행하게 함으로써 보다 성경적인 범죄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고 초과밀수용으로 인한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형사정책학자로서 저는 새해부터 범죄 및 교정과 관련된 국제회의에 가급적 참석하여 성경이 제시하는 범법자
교화기법으로써 마칸디 ‘실험실’에서 수립되고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된 교정교화의 원칙을 학계와 형사사법기관에 알리는 사역도 시작하려고 합니다.

다시 한번 지난 일년 동안 물심양면으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것 깊이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크신 은총 속에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이 인도하시는 복된 새해가 되시기를 빕니다.

 

2015년 12월 31일 김용진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