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2015년 제2차 사역보고서-말라위 김용진 선교사

Author
Jung S.
Date
2015-10-17 22:08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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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롬 10: 15)

 

 

 

 

주안에서 한 소망을 품고 순례자의 길을 걷고 계시는 후원자 여러분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남반부에 위치한 터라 말라위의 6월부터 8월까지는 계절적으로 겨울철입니다. 그동안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지만
낮에는 반짝이는 햇살을 즐길 수 있었던 쾌적한 시절이 그만 다지나갔는지 어느덧 다시 무덥고 강한 모래 먼지가 이는 전형적인 아프리카 날씨가 시작되었습니다.

 

 

 

 

교도소의 일과는 여전히 새벽예배로 시작하여 어린이 급식제조 공장과 비누공장 그리고 근간에 시작된
지게제작공장이 매일 정상적인 가동을 하고 있고 내년 추수철까지 버틸 수 있도록 꾸준히 옥수수와 콩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마침 9월 7일까지 ‘겨울’방학이 이어지기에 조금 숨은 돌릴 수 있어 공장기계들과 차량들의
수리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학교에 등교를 하면 한끼의 영양죽을 먹을 수 있었던 어린이들로서는 방학이 그리 달갑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을것입니다. 이곳 저곳에 예수 믿는 말라위분들 몇몇이 힘을 합쳐 운영하고 있는 ‘방학 중’ 학교들이 한끼의 죽을 바라보고 모여 온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저희가 제공하는 치콘디팔라로 따뜻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급보로 알려드린 바와 같이 지난 6월 30일 저와 함께 지난 8년 동안 마칸디 교도소와 말라위 서울교회를
섬기셨던 파울로스 칸다니 목사님이 소천하셨습니다. 안그래도 왜소하신 분이 특별한 병명도 없이 식욕을
잃고 차츰 여위어 가시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가운데 별식과 영양제 등을 꾸준히 공급했고 당일 아침 제가 양송이 수프를 끓여 가지고 갔을 때만해도
이마에 식은 땀을 닦아 드릴 때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실 수 있었던 분이 그릇을 놓고 나온 후 채 30분도
안되어 뜬 눈으로 주님의 품에 안기시어 눈물을 참으며 가신 분의 눈꺼풀을 덮어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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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그날 저는 칸다니
목사님의 발에 대해 말씀을 전했습니다. 시신을 차량에 옮기면서 저는 사실 그분의 맨발을 처음 보았습니다. 다섯 살 무렵에 소아마비를 앓고 난 후로는 평생 목발을 집고 다니신 장애인이셨기에 당신 보시기에 초라한 발을
남이 보는 것을 꺼리셨을터라 불과 5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서 살았던 저도 그동안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목발이 없으면 가냘픈 몸을 지탱해 주지도 못할 약한 발이었고 비틀어진 볼품 없는 발이었지만 그 발로 그분은
하루도 빠짐 없이 새벽마다 교도소 형제들에게 다가 가셨고 낮에는 교도소 재소자 신앙상담과 성경공부, 주일에는
말라위 서울교회와 지교회 네 곳을 섬기셨고 또한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여러 차례 마을 전도 집회를 하시기 위해 열심히 다니셨습니다.

그러기에 본인은 부끄러워 한사코 감추기까지 한 발이었지만 이제 당신의 품에 안긴 그에게 주님께서는 목발에 의지해
복음을 전했던 ‘네 발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라고 칭찬하셨을테고
‘죽은 자의 부활도 이와 같으니 …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며’ (고전 15:42-43)의
말씀과 같이 영광스럽고 강건한 발을 얻으신 것을 확실히 믿는다고 하며 함께 슬픔을 나누던 형제 자매들과위로의 말씀을 나눴습니다. 제게 워낙 큰 힘이 되신 분을 잃게 되어 과연그분의 공간을 채울 어떤 분을 모실 수 있을 지 아직은 막연하기만
합니다.

 

 

 

 

장례를 치른 후 며칠 만에 로스앤젤레스 인근 어바인(Irvine)에
있는 베델한인교회의 단기선교팀이 방문하여 함께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흐뭇한 성도의 교제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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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젊은 대학생으로 구성된 터라 베델교회의 후원으로 지어진 나미템베 (Namitembwe) 초등학교 급식소의
오프닝 행사에 이어 1,000명이 넘는 학생들과 어울려 일일 운동회를 가지기도 했고, 마칸디 교도소의 각종 공장에서 직접 영양식을 만들거나 지게를 짜는 일에도 열심히 동참했고 마을 전도행사에서는
직접 지게를 지고 물을 날라 주는 등의 봉사를 통해 전도지와 함께 사랑을 나누고 돌아갔습니다. 특히
지게 보급을 알리는 공식행사의 주역들이 되어 말라위 국영 TV방송과 신문 등에 이들의 시범행동과 지게
보급의 의의를 소개하는 인터뷰까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지난 해 12월부터
중기선교사로 섬기셨던 베델교회 파송 최문혁 장로님께서는 8개월의 사역을 마치시고 단기팀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름다운 발의 행렬은 베델한인교회 청년들이 다녀 간 다음에도 이어졌습니다. 한국해외선교회 산하 개척선교회(Global Missionary Pioneer,
GMP) 파송선교사이신 안희주 권사님께서 이곳에서 얼마나 귀한 헌신을 하고 계시는가, 또제게
얼마나 큰 힘이 되시는가 하는 것은 이미 몇번의선교보고서를 통해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홍정길 목사님께서
개척하셨던 남서울교회의 초창기부터 권사님과 친밀한 성도의 교제를 나누셨던 김태문 장로님 내외분을 포함해서 네분이
8월 초 저희 사역현장을 방문하셨습니다. 베델팀과는 대조적으로 평균 연령이 60이 넘는 분들과의 동역과 교제는 새로운 차원의 만족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말라위에
못지 않을 정도의 지난 날 한국의 가난을 몸소 경험하신 분들이라 함께 마을을 다니며 주민들의 실제 삶을 둘러보고 대화를 나눌 때에 자연스럽게 말라위
사람들과 감정이입이 이루어져 마치 본인들이 이 가난의 깊음에 처해 있는 것과 같은 간절함과 안타까움을 느끼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두 분은 사진작가시기도 해서 육안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른 모습의 말라위 사람과 풍경을 많이 남겨 주고
가셨습니다. 언젠가 한국이나 미국에서 말라위 사진전시회를 열 계획을 함께 세워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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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뉴욕타임즈 1면에 아래의 큼직한 사진과 함께 보도된 말라위 교도소의 극심한 과밀수용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의 일환으로
꾸준히 관계 정부부처와 협의를 해 오던 보호관찰제도의 도입이 꼭 10년 만에 성큼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말라위를 비롯한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는 아무리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나이 어린 초범이라 할지라도 교도소 이외에는
달리 어떤 대안이 없는 관계로 누범자나 흉악범과 함께 교도소에 수감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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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범법자에게는 거의 대부분 보호관찰처분(probation)이 주어집니다. 교도소에 수감되는 대신 지역사회에서 보호관찰관의 지도와 감독 속에 정해진 기간 동안규율을 잘 지키면 전과도
남지 않고 형을 마칠 수 있게 되는 제도입니다. 1850년대에 보스톤의 신실한 기독교인 존 어거스터스라는
분이 무려 18년 동안 경미한 범죄자의 경우 교도소에 보내는 대신 자기의 보호 속에서 선량한 시민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여 1,956명 가운데 단
10건을 제외하고는 모두를 성공적으로 교화시켰던 일로 인해 전국적으로 법제화된 지역사회내 교정프로그램입니다. 이번에 유럽연합의 기금으로 말라위에서는 이에 대한 첫번 째 세미나가 열렸는데 제가 주강사가 되어 70여명의 관련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보호관찰과 가석방의 도입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꼭 10년만에 뭔가 성사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감격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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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프로그램의 영구적인 재정자립체제를 위해 세워지는 카숭구 교도소 치콘디팔라 제조공장 건립
프랜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20,000개
대형 벽돌 제조 작업을 지난 주로 마쳤습니다. 이제 공장 및 창고 건축과 기계 구입 및 설비에 필요한
기금이 마련되면 바로 신축공사에 들어갈 것입니다. 말라위 교육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세계식량기구(World Food Programme, WFP)와 메리스밀 (Mary’s
Meal)이라는 천주교 기관이 도합 900,0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기관과 수년 간 여러 차례의 접촉을 통해 카숭구 제 2 공장이 문을 열면 앞으로 증가될 이들 기관이
필요로 하는 영양식 수요의 절반 정도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려는 계획입니다. 영양식 재료 공급을
통해 발생하는 영업수익의 일부는 저희 자체 급식 프로그램 운영에 쓰이게 되며, 나머지는 각각 교정당국과
앞서 소개한 보호관찰제도 운영에 쓰이게 될 전망입니다. 약 1억 5천만원이 소요될 제 2 공장의 설립을 위해 기도와 제안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통치와 구원과 평화의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산을 넘는 여러분의 아름다운 발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

 

 

 

 

 

 

* 지게보급에 대한 말라위 국영TV방송을 시청을 원하시는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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