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소식

말라위에서 온 선교소식

Author
Jung S.
Date
2015-05-15 01:03
Views
670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귀중함을 더하사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느니라.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고전 12:24-27)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의 몸에 신비스러운 연합을 이루어 함께 지체가 된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께
멀리 말라위에서 안부를 여쭙니다. 꽤 오랫만에 소식을 전해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중순말라위를 강타한 초유의 홍수대란 여파로나라 전체가
곤란을 겪고 있지만 특히 인구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시골 주민들의
어려움은 한동안 정말로 심각했습니다. 마칸디 지역에 상주한지 어언
9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아기를 등에 업은 여인들이 이집저집 다니며 음식 구걸을 하고 다닌다는 얘기는 이번에 처음
들었습니다. 심지어 고작 한 컵의 죽을 받아 든 많은 어린이들이 다 먹어도 시원치 않을 음식의 절반은
남겨서 집에 있는 어린 동생에게 가져와 먹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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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집집마다 추수를 했기에고스란히 굶는 일은 한동안 없을 것이지만 주민들의 걱정과 시름은 깊기만
합니다. 지난 우기철의 경우‘이른비’와 ‘늦은비’가 각각 2-3주간씩내리지

 

않았다가 중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바람에 작황이 형편없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금년의 옥수수 수확량은 예년의 63퍼센트 수준의
수확에 그쳤고 빼곡히 알이 차있어야 할 옥수수대가 옆의 사진과 같이 형편 없는 모양으로 열린 것이 많습니다. 추수한
옥수수로 일년간 먹고 살아야 하고 나머지는시장에 내다 팔아 그때그때 생필품을 장만하고 자녀교육을 시켜야하는데금년 한해는 여간 어려운 상황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한끼의 음식을 제공해 주는 치콘디 팔라 프로그램은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위로와
안식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저희 역시 홍수의 여파로 이런저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우선 시골흙길이 차량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깊이 파이고 교량이 떠내려 간 곳이 많아멀리 둘러서 배달을 해야 되기에 배달 시간과 연료비가
많이 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거쳐배달해 주는 일 자체가 쉬운 것이 아니라
그런지 가령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World Food Program, WFP)같은 곳에서 시행하는
급식 프로그램은 매 학기에 한번씩만 배달을 해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기 위해
한달에두번씩그때마다 새로 만든 영양식을 공급하고 있기에 그만큼 더 어려운 것입니다.

 

 

몇몇 학교의 경우에는 운동장에 임시 천막을 치고 이번 홍수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수재민
캠프가 만들어졌는데 학교측으로서는 그들의 어린 자녀들을 놔두고 자기 학교학생들에게만 급식을 할 수 없다보니 보름치 양식이 며칠 만에 동이 나기
일쑤라 그때마다 부족분을 채워주게 됩니다.

 

 

 

무엇보다 곡물값이 벌써 많이 오르고 있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 품귀현상까지 나오지 않을까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렇다고 옥수수와 콩을 주원료로 하는 영양식을 다른 곡물로 대체하는 것은현재 공장설비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고요. 예년에 비해 많이 비싸긴 해도 그래도 아직은 한동안 곡물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기에 일년치의 곡물을 구입하기 위한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로
지난 일년간 한끼도 배고픈 어린이들에게 빈컵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해주신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길이 올 한해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입니다.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와 물질로 밀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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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정황상 올해 상반기에는 세 군데 초등학교에서만 급식 프로그램을 새롭게시작하려고 합니다. 그중 첫번 째 학교인 차마소와(Chamasowa) 초등학교의 급식소 신축공사가 5월
초에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1,800여명의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지만 급식을 시작하면 금방 2000명 이상의 대형 초등학교가 될 것입니다. 금년 중반까지 세 군데의 학교가 늘어나게 되면급식 인원은 약 36,000여명이
될 것입니다.

 

 

 

2015년도 들어 저희 사역에 생긴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지난 5-6년간 한국의 굿피플인터내셔널이란
기관과 협력하여 시행하던 일대일 아동결연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된 것입니다. 수많은 어린이들 가운데 선택된 소수만이 한국에 있는 후원가정의 지원을
받고 대다수의 나머지 어린이들은 이들이 누리는 혜택을 옆에서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늘 문제였습니다. 즉,나란히 붙어 있는 두 집 가운데 한 집은 매달 음식과 옷과 학용품 등 선물을 받고 기뻐하지만 옆집은 항상 그것을
시샘과 부러움 속에 쳐다 볼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지요.그렇지
않아도 공동체 의식이 너무도 희박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남아 있는 공동체의 유대를 와해시킬까봐 결연프로그램을 언젠가는 중단하려고
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말 마을 추장으로부터 평생을 가족과 같이 지내던 가정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서로 원수지간이 된
곳이 많다는 말을 듣고 과감히 결단을 내렸습니다. 비교적 모금이 쉽게 이루어지는 터라 거의 모든 구호기관이
결연프로그램의 폐단을 익히 알아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형편인 것으로 압니다. 그에 비해 저희가 어린이
한 명에게 제공하는 것은 비록 한끼 30원, 한달에 600원에 불과한 작은 ‘선물’이지만차별
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고,또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대단히 많은 사람들을 섬길 수 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하려고 합니다.그렇지만 그동안 일년씩마칸디에 살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후원 어린이들을
정성껏 섬겼던 굿피플봉사단원들의 헌신과 그들과 함께 나눈 추억은 오랫동안 간직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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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도부터 시행할 것으로 지난 번 보고서에 소개드린 물지게 보급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생 무거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다닌 결과로 나이든 여성들의 대부분이 온몸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비단말라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 대륙의 문제일 것 입니다. 진료소를 찾는 이들에게 진통제나 심지어 침술로 치료를
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자들이 ‘골병’ 들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예방조치일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에 한국에서도 널리 사용했던 물지게를 제작하여 보급하려는 것입니다. 머리에 이고 다니는
대신 물지게로 나르는 것이 훨씬 쉽고 양쪽에 하나씩 물통 두 개를 한꺼번에 운반할 수 있어물을 두배나 더 확보할 수 있어 더러운 물로 생기는 수인성
질병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말라위에는 있어 본 적이 없었고 따로 마땅한 이름도 없어 그냥
발음하기도 쉬운 지게(Jigye)로 부르기로 일단 말라위여성부 장관과 합의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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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제작에 쓰이는 원자재는 말라위에서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는 수국 (water hyacinth)의 줄기부분을사용하여 제작단가를 최대로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국은 강과 호수를 거의 덮다시피 빠르게 번식하기에 근래에 들어 환경문제의 하나로 부각되기에 수국을 수거하여
활용하는 것은 지구환경보존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수국의 줄기는 배에서 쓰는 밧줄을 만들 수 있을만큼 질긴 소재입니다. 호수 주변의 마을주민들이 일차 수거하여 그늘에서 말린 것을 수매하여 마칸디 교도소로 가지고 와서 영양식과 비누공장에
이어 금번에 새로 생긴 지게제작라인에서 재소자들의 노동력으로 지게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는 7월 11일 토요일 수천명이 모이는 장터에서 마침 그 무렵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말라위를 방문하는 베델한인교회 단기선교팀원들과
고위급 마을 지도자들이 물지게를 통한 물운반의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는 행사를 가지고 물부족 문제가 가장 심한 마을부터 보급할계획입니다

 

 

영양식 제조공장과 비누공장에 이어 이제는지게까지제작보급하는 일까지 하는 것에 대해 어떤 분은
선교사라는 사람이 복음전도보다 사회사업에 더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며 힐책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서 열매를 얻으려면 먼저 씨를 심을 수 있는 땅으로 기경을 해야 하는 것과 같이 최빈국의 선교는 이런 ‘사회사업’을 통해 우리의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일만한 마음 문을 열도록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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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주 권사님께서 이번 홍수로 반쪽이 난 가옥을 멋지게 증개축해 주셨습니다

 





















 

 

지난 2월에는 말라위에서 가장 큰 축구장에서 아프리카
교정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10여개 나라의 교정국이 참여한 이 대회에서참가국들은 자국의 특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홍보하였습니다. 당연히 말라위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저희마칸디교도소 사역이 소개되었습니다. 각국의 교정국장들과 말라위 정부의 장관들을 인솔하여 저희 홍보 부스를 방문한 피터무타리카말라위대통령은 수행한
장관들에게 “범죄자는 교화되고, 어린이들은 학교에 와서 공부하고또
영양식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급식센터는 가뜩이나 부족한 교실로 활용되는 등 작은 투자로 이렇게 다양하고
풍성한 결과를 맺는 것을 잘 보세요. 이렇게 효율적인 방식으로말라위 정부 부서가 일하면 대번에 우리나라는
가난을 떨치고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나마
적지 않은 위로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새벽 5시에
340명의 재소자들은 춤을 추며 구원의 기쁨을 찬양에 담고 세계 복음화 특히 무너져 가는 서방교회의 재부흥과북한을 위시해 도처에서
핍박 받고 있는 기독교인들과 자기 국가와 민족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드림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6시가
되면 대부분은 농장으로 나머지는 각각 영양식공장, 비누공장, 지게제작소로
나뉘어져서 오후 2시 하루 한번 제공되는 식사시간까지 열심히 일을 합니다. 저는 주로 급식센터 신축공사와 곡물 확보와 관련된 일에,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베델한인교회에서 오신 최문혁 선교사님은 공장 지휘관리에, 나성금란교회와 세계침술선교회에서
파송받으신이윤희 선교사님은 치료사역과 마을 전도사역에 덧붙여 저와 최선교사님의 식사까지 챙기시며 분주하게 하루하루를 섬기고 계십니다. 현장에 있는 저희들 못지 않게 일시 한국을 방문 중이신 안희주 선교사님은 이곳을 향해 늘 기도하시며 6월 초에 복귀하시어 추진하실 복음전도와 빈민구제 사역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으시다고 합니다.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곳에서는 상상조차도 하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천국의 삶을 살며 구원의 기쁨을
찬양하는 이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와 정성어린 물질의 지원을 계속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말라위에서 김용진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