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목회 서신
13번째 쓰는 목회 서신
사랑하는 팔로마한인교회 교우 여러분께,
2월이 시작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주간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참 빨리 흐릅니다. 한 달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미 대법원 결정으로 정원의 25% 내에서 대면예배 드리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한동안 COVID-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었는데 이제는 한풀 꺾여서 머지않아 샌디에고도 purple tier에서 red tier로 바뀔 것 같습니다.
미국 내에 백신을 1차 접종한 사람들이 4천만을 넘어섰고 두 번째 접종한 사람도 1900만명이 달한다고 합니다.
백신 접종을 하셨나요? 접종 예약이 쉽게 하신 분들도 있고 수백 번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예약을 하지 못해 기다리던 차에 한 교우의 귀띔으로 LA 인근에 있는 Kedren Community Health Center에 가서 예약 없이 줄 서서 기다리다가 접종했습니다.
교회에서는 설날을 맞이하여 떡을 나누었습니다.
주일 예배에 참석하시거나 예배 후 오신 분들 중에 오랜 만에 뵙는 분들이 계셔서 반가웠습니다. 시카고에 있는 제 손녀와 손자가 한복을 곱게 차려 있고 화상으로 저희 부부에게 세배를 했습니다.
화상으로나마 그들을 보면서 축복할 수 있었습니다.
멀리 있어 직접 대면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화상을 통해서라도 얼굴을 보며 마음을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제 아내가 두 달에 한 번씩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 손 편지를 쓰고 있는데 지난 설날에는 어머니께서 편지를 받으시고 기뻐하시며 바로 전화를 하셨습니다. 이모들에게도 보여주셨다고 합니다.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이 어려운 때에 문안인사를 드리는 것도 아름다운 섬김이라 하겠습니다.
사순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COVID-19의 확산이 작년 3월 시작된 이후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기에 혼란 속에 지냈습니다.
1년이 지나도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어려움과 아픔의 한 가운데서 주님을 더 깊이 묵상하고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로부터 주일을 뺀 40일 전부터 시작됩니다.
40이란 숫자는 광야의 40일간의 예수님의 금식, 시내 산에서의 40일간의 모세의 사건, 부활에서 승천까지의 40일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기간에 예수님의 수난(고난)과 십자가와 죽음을 깊이 묵상하며, 그분이 이 세상에 오신 목적과 그분이 어떻게 삶을 사셨는가, 그분이 남겨주신 말씀들이 무엇인가를 깨달아 예수님을 닮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원래 사순절이 카톨릭에서 시작된 절기이기 때문에 사순절을 개신교 전통으로 지켜야 하느냐 하는 것을 가지고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실제로 종교개혁가들 중에서도 사순절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입장이 갈린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것은 굳이 버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순절 전통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이들의 주장은 신자는 모름지기 일 년 365일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해야 하고 십자가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기도 하지만 사순절이라는 절기를 정해놓고 더욱 그런 마음으로 살기를 실천하다 보면 항상 주님의 십자가를 더욱 마음에 모시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주일을 지키는 정신과도 일치합니다.
모든 날이 주님의 날이긴 하지만 주일을 지킴으로 다른 날도 다 주님의 날이라는 사실을 더욱 기억할 수 있습니다.
십일조를 내는 정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으니 모든 것은 주님의 것입니다. 그렇지만 십일조를 냄으로 이런 정신을 다시 확인합니다.
그러므로 사순절을 전통이므로 얽매여 지킬 필요까지는 없으나 그 기간에 더욱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은혜롭게 보낸다면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사순절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절제의 미덕입니다.
절제의 사전적인 의미는 알맞게 조절하는 것입니다.
윤리적으로는 방종하지 않도록 감성적 욕구를 이성으로 제어하는 것입니다.
신앙적으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정결하게 행동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절제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자가 잊지 말아야 할 기본입니다.
전통적으로는 금식을 강조하여 저녁에 한 끼만 식사하였습니다.
사순절 기간에 생선이나 육류뿐만 아니라 우유와 달걀로 만든 음식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연극이나 무용, 오락 등도 금하고 화려한 옷을 입고 외출하는 것도 삼가게 하였습니다.
대신 예배와 기도회에 참석하기를 권장하였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교회가 이런 모든 내용을 실천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지만 나름대로 개인의 형편에 맞게 조절하는 것은 은혜롭습니다.
예를 들어 한 끼라도 금식한다든가, 좀 더 기도 시간이나 성경을 묵상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습니다.
과도한 스마트 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절제하고 무언가를 포기할 수도 있지만, 또한 긍정적으로 선한 일을 행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대면하는 것이 어렵다면 전화나 카톡으로 안부를 묻고 교제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편입니다.
멕시깔리 장로교 신학대학에서 멕시코 남쪽에 있는 치아파스 지역에 교회당을 건축하고 봉헌을 하는데 목회자용 노트북 도네이션 요청이 들어왔었습니다.
지난 16일 교인들이 기증한 랩탑 컴퓨터 3대를 전달했습니다.
또한 그 지역에서 새로이 시작하는 대학원 과정 학생들을 위해서도 랩탑 컴퓨터들을 도네이션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upgrade를 위해 바꾸시거나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가 있으신 분들은 이 기회에 도네이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컴퓨터를 전달할 때 그동안 Food Bank에서 모은 식료품도 아울러 전달했습니다.
임원석 선교사님과 이상훈 선교사님으로부터 꼭 필요한 좋은 것들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선교지의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들에게 전도하고 섬기고 가르치는 사역에 힘쓰는 목회자들을 후원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 하겠습니다.
저희 교회에서 힘자라는 데까지 도왔으면 합니다. 그동안 동참해주신 교우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시니어 교우들 중에 백신 접종을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2차 접종까지 마치신 분들도 꽤 됩니다.
미 중부 지방의 한파로 인하여 백신 공급이 다소 지연되기는 했지만 공급이 곧 원활해질 것입니다.
백신 접종 Superstation이 생기고 CVS 같은 약국 체인에서도 접종을 한다니까 앞으로는 접종을 위한 예약이 원활해질 것입니다. 사회적 격리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금까지 잘 참고 격리 조치를 잘 시행해 오셨습니다.
온 교우가 교회당에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하는 날이 속히 임하기를 소망 중에 바라봅니다.
사순절을 Lent라고 하는데 봄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다음 주면 3월이 됩니다. 교우들의 심령도 주님의 은혜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며 화창한 봄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와 간증거리 많은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시 19:14).
2/23/2021
서명성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