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 목회서신
14번째 쓰는 목회 서신
사랑하는 팔로마한인교회 교우 여러분께,
3월도 잘 지내셨나요? 팬데믹 상황으로 예배를 비롯한 교회의 사역 뿐 아니라 우리의 전체가 실제적 영향을 받기 시작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일 년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COVID-19 확산으로 인해 학교 휴교령이 내리고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재기 열풍으로 평소 쉽게 구할 수 있었던 화장실 휴지, 쌀, 세정제, 마스크 등을 구하기 어려운 적도 있었습니다. 식당 안에서 식사할 수 없었고 carry-out 만 가능했었습니다. 5월 25일 미네소타주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경찰 데릭 쇼빈에 의해 질식 사망한 것을 계기로 이를 항의하는 시위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주장과 함께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아시아인들을 상대로 하는 혐오 범죄의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던 차에 애틀랜타 총격사건이 일어나 이를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아시안 인종차별, 혐오범죄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지난 15일, 셧다운 1년을 맞아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면서 지난 1년간 LA카운티에서만 2만2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가세티 시장은 “1994년 노스리지 지진 당시 57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매일 60여명의 사망자가 나온 지난 1년 365일은 하루도 빠짐없이 노스리지 지진이 일어난 것과 같은 것”이었다며 침통해했습니다. 행정규제가 전보다 다소 완화되긴 하였지만 그렇다고 긴장을 풀 정도의 상황은 아닙니다. 샌디에고 카운티는 현재 red tier에서 orange tier로 바뀌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며 예레미야 29장을 살펴봅니다. 성전이 파괴되고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에게는 심각한 영적인 도전이 일어났습니다. “성전이 없는 우리는 이제 어디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 그리고 “바벨론에 끌려온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쩌면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예배가 중단되고, 사회적 격리로 인해 포로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지금과 너무 유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어디에 계신가?”라는 장소의 질문을 넘어 “하나님이 계신가?”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이 팽배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포로 된 그곳에서 텃밭을 만들고, 집을 짓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자녀들 결혼시키며 살아가고, 그리고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화를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렘 29:7)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떻게 예배하고,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절망적일 수 있는 메시지인데,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렘 29:11) 지금이야말로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약속의 말씀을 붙들어야 할 때입니다. 이 절망적 상황을 재앙이 아니라 평안이라고 하신 여호와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두운 시대에 교회와 각 가정에 주시는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믿음과 사랑과 소망을 가지고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멕시깔리 장로교 신학대학에서 27일 졸업생들이 다 참여하여 찬양의 밤을 가졌습니다. 그날 저녁 저희 교회에서 제공한 햄버거 패디와 도네이션한 헌금으로 햄버거와 스낵 그리고 음료수를 마련하여 잔치를 했고, 교우들이 정성껏 모아 보낸 많은 가방들을 학생들에게 다 나누어 주어 감사한다고 학장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유초등부에서도 노숙자들을 위한 42개의 Care Kits를 29일 PATH라는 homeless 단체에 전달했습니다. 다들 힘들어하는 때에도 이웃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정성껏 참여하신 교우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종려주일에 큰딸인 에스더의 둘째 아들 세은(Oscar)이 유아세례를 받았습니다. 이제 백일이 조금 지났습니다. 자녀들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전인적으로 아름답게 성장하는 것보다 귀한 복이 없습니다. 그들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기도할 뿐입니다.
여전히 몸이 불편한 교우들이 계십니다. 윤성희 집사님은 육종 제거 수술을 받으셨는데 chemo-therapy와 radiation therapy를 받아야 합니다. 희자 헤밍 집사님도 4월 13일 척추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선영권사님도 췌장암 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종호장로님, 김영길장로님, 채공주집사님, 이호영집사님, 유경희사모님도 회복을 기다립니다. 환우들을 위해 계속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금주가 고난주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기념하며, 주님이 지신 십자가의 구속 역사를 선포하고, 그 고난과 죽음을 통해 죄인들을 구원하신 사랑을 기억하며 경건한 삶으로 살아갈 때, 고난은 두려움이 아니라 영광으로 나아가는 기쁨이 되게 됩니다.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몸으로 경험해온 1년이었습니다. 부활은 주님께서 재림하실 때 일어날 미래적 사건인 동시에 성도의 삶 속에 날마다 부어주시는 은혜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도는 이 땅에 잠시 머무는 나그네이며 자신의 본향인 하나님 나라를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얽매여 천국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성도들에게도 고난은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끝까지 인내하고 믿음으로 승리하는 자들에게 하늘의 상급을 주실 것입니다. 시니어 교우들은 백신 접종을 거의 다 하신 것 같습니다. 업종에 따라 백신을 맞는 분들이 많아지고, 4월 15일부터 16세 이상이면 제한 없이 접종을 하게 되어 백신의 위협으로부터 많이 보호될 것 같습니다. 2차 접종까지 하신 분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주일 예배 참석 인원도 늘고 있습니다. 몇 달 만에 심지어 일 년 만에 뵙는 분들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화될 때까지 여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4월도 영육 간에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 15:58).
3/30/2021
서명성 목사 드림